대리기사 세월호 유족 대질조사··"의원 명함 뺏더니 폭행 시작"

입력 2014-09-26 09:35
수정 2014-09-26 10:25


'대리기사 세월호 유족 대질조사' 대리기사와 행인들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세월호 가족대책위 김병권 전 위원장 등 유가족 4명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대리기사, 신고자, 목격자 등과 대질 조사를 받았다.

유가족들은 지난 17일 0시 40분께 영등포구 여의도 거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대리기사, 행인 2명과 시비를 벌이다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김형기 전 수석부위원장은 조사에 앞서 만난 취재진에 "대리기사분께 심려를 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으나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신고자와 목격자 3명도 이날 오후 경찰에 출석해 "진술한 내용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김현 의원이 반말하는 것을 다 들었다. (유가족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변호인은 "유가족들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며 "피해자들이 유가족뿐만 아니라 김 의원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김 의원이 (대리기사에게) 준 명함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명함 뺏어"라는 말을 했고 그때부터 폭행이 시작됐다고 한다"면서 "이러한 사실 관계와 법리적 판단을 근거로 김 의원을 공범으로 함께 입건하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했으며 만일 입건되지 않으면 별도로 고소장을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가족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대리기사 이모(53)씨도 목에 깁스한 상태에서 대질 조사에 참여하기 위해 오후 2시 30분께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았다.

유가족 가운데 김병권 전 위원장을 제외한 3명은 폭행 혐의를 일부 또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특히 김형기 전 수석부위원장은 싸움에 연루된 행인 4명 중 1명에게 맞아 넘어져 이가 부러졌다면서 쌍방폭행을 주장하고 있어 경찰이 대질 조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대질 조사 결과와 대리기사 등 피해자들이 제출하는 진단서 내용을 바탕으로 이들 유가족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김 의원에 대해서도 폭행 및 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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