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분단장벽 무너뜨리는데 세계가 나서달라"

입력 2014-09-25 01:58
수정 2014-09-25 02:03
박근혜 대통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의 장벽을 무너뜨리는데 세계가 함께 나서주기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현지시간 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9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올해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25년이 되는 해인데 아직도 한반도는 분단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특히 수많은 이산가족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그리움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같은 언어, 문화 그리고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남과 북이 유엔에서 2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비무장지대 DMZ의 세계생태평화공원은 생명과 평화의 통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엔 주도 하에 남북한, 미국, 중국 등 (6·25) 전쟁 당사자들이 참여해 국제적인 규범과 가치를 존중하며 공원을 만든다면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통일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독일통일이 유럽통합을 이루어 새로운 유럽의 주춧돌이 됐다면, 통일된 한반도는 새로운 동북아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또 오늘 날 국제사회가 큰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는 인권문제 중의 하나가 북한 인권이라며 북한과 국제사회는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채택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인 북핵 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며 북한은 스스로 핵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을 선택한 여러 나라들처럼 경제발전과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변화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우회적으로 제기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유엔 총회 기조연설의 상당 부분을 한반도 통일에 할애해 유엔 등 국제사회에 한반도 통일을 위한 지지를 강력히 호소함으로써 남북 통일이 지역적 이슈가 아닌 글로벌 과제임을 전 세계를 상대로 강조했습니다.

연설은 일반토의 세션에서 브라질과 미국 등에 이어 7번째로 진행됐으며 당초 예정시간을 조금 넘긴 한국시간 25일 오전 1시13분에 시작돼 약 20분간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