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나·외환카드가 이사회에서 합병을 공식 결의했습니다. 하나금융은 카드사 합병을 기점으로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속도를 내보려 하지만 향후 여정은 험난한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다른 의미에서 One 뱅크의 출발점이기도 한 하나·외환카드 합병이 가시권에 접어들었습니다.
하나·외환카드는 2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합병을 결의했습니다..
당국의 승인만 떨어지면 주총을 열어 합병을 최종 승인하고 연내 통합 간판을 내걸 계획입니다.
양사의 통합은 중하위권이던 양사의 시장 점유율이 8%대, 자산은 6조원대로 올라서게 되는 등 시장판도 변화와 향후 은행간 통합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통합시 같은 비용이 투입되는 마케팅 하나를 하더라도 시장 영향력이 달라지게 되고 장점 활용, 비용절감, 교차판매 등을 꾀할 수 있어 경쟁력 향상이 예상되는 이유에서입니다.
하나카드의 고객층이 젊은2~30대인 반면 외환카드는 초기 시장에서 VIP대우를 받으며 충성도가 높은 중장년층이라는 점에서 고객다변화 효과도 기대됩니다.
하나금융은 카드 통합을 기점으로 단시일 내 카드사 시장점유율을 최대 10% 이상까지 끌어 올리는 한편 2025년에는 업계 선도 카드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카드사 통합을 출발점으로 한 시너지를 감안할 경우 이는 자연스레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슈로 시선이 옮겨지게 됩니다.
하나·외환은행은 이번 카드사 합병 결의에 따른 분위기를 은행까지 이어간다는 복안이지만 제반 여건은 은행 조기통합에 그다지 녹록치 않습니다.
하나금융그룹 최고 수장이 밝힌 대로 다음달 통합 승인 절차를 진행중이지만 그 이전까지 노사합의가 타결될 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노조는 여전히 합의를 근거로 반대 입장에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금융당국은 국감을 앞두고 노사간 합의를 재차 권고하는 등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외환은행은 김한조 행장이 지난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외환 노조를 방문했지만 협상테이블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노조가 경영진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25일 밝혔습니다.
김 행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하나·외환은 각자의 강점이 있는 데 통합시 시너지가 상당하다”며 “노조가 협상에 응한다면 합병 중 최고의 성공사례로 이끌 자신이 있다”고 통합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다음달 통합 승인 신청을 당초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으로 사전협의를 전제로 승인을 못박고 있는 금융당국과 협상을 거부중인 노조 문제로 고심중입니다.
카드사간 통합을 기점으로 은행 조기통합까지 이끌어 내려던 하나·외환은행의 여정이 험로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노조와의 지리한 대치를 풀고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