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엿보기] '비밀의 문' 이제훈, 명품연기로 논란에 선 '사도세자' 공감 이끌까

입력 2014-09-24 03:22


논란의 주인공인 사도세자가 공화주의자로 그려졌다.

23일 방송 된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연출 김형식|극본 윤선주)에서 강력한 왕권을 지향했던 영조(한석규 분)와 신분의 귀천 없는 공평한 세상을 주장했던 사도세자(이제훈 분)의 대립이 그려졌다.

사도세자의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아내 혜경궁 홍씨가 지은 '한중록'에서는 흉악한 병에 걸린 광인으로 평가되어 있으며 조선 후기의 문신 박하원이 기록한 '대천록'에는 100여명이 넘는 내시와 궁녀를 죽인 악인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친 노론이었던 홍씨가 쓴 '한중록', 박하원의 '대천록' 모두 승자의 기록이라는 반론 역시 있으며 영조실록에서는 어릴 적부터 머리가 좋고 뛰어나 15세에 대리청정을 시작해 28세에 이르기까지 정사를 무리 없이 끌고 갔을 뿐 아니라 백성을 위한 정책을 시행한 훌륭한 왕재라고도 평가되어있다.

그래서 그동안 사도세자의 '뒤주 속 죽음'에 대해서도 정신병에 걸린 광인과 정치 싸움에 희생양으로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 '비밀의 문'의 사도세자는 후자를 선택했고 모두가 공평한 사회를 꿈꾸는 공화주의자로 표현되었다.

이를 두고 방송 전부터 살인 광기를 가졌던 사도세자를 미화한다며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는데 22일 '비밀의 문'은 첫 방송의 문을 열며 '본 드라마는 역사를 바탕으로 창작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공지 자막을 띄워 상상력이 가미된 팩션이라는 점에 명확히 선긋기를 했다.

'비밀의 문'이 역사왜곡 논란이라는 과제를 풀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대중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서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와 주연, 조연 배우 모두가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사도세자'의 역을 맡은 배우 이제훈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

군대 제대 후 첫 드라마로 '비밀의 문'을 선택한 7년차 배우 이제훈은 '비밀의 문' 1, 2회에서 23년 차 믿고 보는 명품배우 한석규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단속을 피해 불법인 세책을 시도하면서도 세책 때문에 포졸에서 폭행당하는 백성들을 보며 분노하는 참된 군주의 모습을 그려냈다.

일당독재 노론에도 '세책 허가'를 명하며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으며 영조의 선위폭동에 석고대죄를 하며 철회를 요청하는 모습 등을 통해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주, 조연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순탄한 시작을 알린 '비밀의 문'이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스토리와 연기로 역사 왜곡 논란을 뛰어 넘어 웰메이드 드라마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