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쇼크..수출주 악몽 재현되나

입력 2014-09-17 16:56
<앵커>

원엔 환율이 6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글로벌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 수출기업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엔저 쇼크가 우리수출기업에게 미치는 파장을 이인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파른 엔화약세로 우리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지난 6월 100엔당 1000원선이 무너진 원엔환율은 최근 96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삼성증권은 엔화 약세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원엔 환율이 내년 800원선까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터뷰] 이승훈 삼성증권 책임연구원

"지금은 일본경제 펀더멘털 자체가 취약하기 때문에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에 나서는 거고 거기에 더해서 연기금 수익률 제고나 필요성도 일본내에서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투자나 위험자산에 대한 확대조짐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엔화약세를 불러 일으키는 요인.."

앞으로 엔화가치가 현 수준보다 20% 가량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과거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 변동성 때문에 국내금융시장이 흔들렸던 악몽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자동차 등 국내주요 수출기업들의 실적과 주가는 곤두박질 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8월 미국시장 점유율이 8%가 무너진 반면 도요타, 닛산 등 일본자동차 빅3의 판매량은 두 자리수 내외로 급증했습니다.

미국 이외에도 중국,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일본차의 공세가 거셉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의 추가 하락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예전과 같은 큰 충격은 없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엔화가 700원대까지 내려갔던 적이 있다. 그 당시에도 자동차 이외에는 크게 영향을 받았던 것은 없었다. 때문에 그 경험에 비춰볼 때 엔화가 800엔대 진입해도 자동차업종 외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글로벌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나 중소 수출기업들의 타격은 일정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IT, 철강, 화학, 조선 등 우리 주력 수출업종의 타격은 예상외로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등 글로벌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수요가 개선된다면 원화 약세, 원화 강세로 인한 충격은 상당부분 완충시켜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경제TV 이인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