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②] ‘유혹’ 강렬한 시작, 미약한 결말… 연기력만 남았다

입력 2014-09-17 10:47
수정 2014-09-17 10:50


설득력 잃은 ‘유혹’엔 배우들의 연기가 남았다.

지난 16일 SBS 월화드라마 ‘유혹’(극본 한지훈 연출 박영훈)은 그룹의 위기와 병을 모두 이겨낸 차석훈(권상우)-유세영(최지우)의 진정한 사랑을 확인하며 끝을 맺었다.

‘유혹’은 방송 전부터 지난 2003년 SBS ‘천국의 계단’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권상우-최지우의 재회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천국의 계단’에서 순수하고 애틋한 사랑을 그렸던 것과 달리 ‘불륜’을 그리고 있는 ‘유혹’에 출연한다는 사실은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어른들의 사랑을 그리겠다’는 제작진의 말처럼 “10억에 사흘의 시간을 사겠다”는 유세영(최지우)의 제안을 받고 흔들리는 차석훈(권상우)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결국 차석훈은 유세영과 사랑을 선택하며 나홍주(박하선)와 이혼했고, 나홍주는 복수의 화신이 되어 강민우(이정진)와 사랑 없는 결혼을 감행했다. 이후 충분한 심리 묘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유혹’은 설득력을 잃어갔다.



“이해와 공감 가능한 불륜을 그리겠다”고 밝혔던 것과는 달리 유세영에게 급격히 빠져드는 차석훈의 모습이나, 복수를 꿈꾸며 강민우와 결혼하고 “내 무덤을 판 것 같다”며 다시 이혼하며 복수를 포기하는 나홍주의 모습은 이해도 공감도 가지 않았다.

설득력을 잃은 ‘유혹’은 그나마 배우들의 연기력만 남았다. 최지우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CEO부터 뒤늦게 사랑을 알고 설레는 여인, 원치 않는 이별로 괴로워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권상우 역시 ‘유혹’에 흔들리는 남자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자신의 사랑을 확신 한 후에는 한결같은 애정을 드러내며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애매한 결말로 아쉬움을 샀던 ‘유혹’은 강렬한 시작과 달리 드라마를 끝까지 이끌어간 배우들의 연기력만을 남기고 종영을 맞았다.

한편, ‘유혹’ 후속으로는 한석규, 이제훈 주연의 ‘비밀의 문’이 방송된다. 오는 22일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