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이사회가 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징계를 받았음에도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임영록 회장에게 자진사퇴를 권고하기로 했습니다.
KB금융이사회의 한 사외이사는 15일 오전 긴급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단 이사회에서는 KB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현재 상황에서 임영록 회장이 자진사퇴하는 것이 사태수습의 최선이 아니겠냐"고 말했습니다.
이사회가 사퇴를 권고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수순이 진행될 것 같다"고 말해 조만간 이경재 의장이 임영록 회장에게 어떤 형태로든 자진사퇴를 권고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KB금융 이사회 사무국 관계자는 "이경재 의장과 임영록 회장이 아직 회동은 갖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늘 이사회 관련 논의 내용도 곧 자료를 통해 배포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과 임영록 회장은 현재 전화기를 꺼놓은 상태로 의견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또 다른 KB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이번 사퇴 권고가 어찌보면 임영록 회장이 그나마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듯 하다"며 "조직과 본인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자진사퇴에 대한 결단을 내려줘야할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임영록 회장은 현재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고도 법적 소송 등을 검토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오늘 당국의 검찰 고발과 KB금융 전 계열사에 대한 검사 확대 등 전방위 압박에 거취를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거취와 관련한 심경의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됩니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임영록 회장과 김재열 전무 등 전산 교체 관련자 4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KB금융 산하 10개 계열사에 27명의 감독관을 파견해 경영상황 감시에 나서는 등 임영록 회장 자진사퇴를 유도하기 위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습니다.
임영록 회장이 이번 이사회의 사실상 사퇴권고에도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KB금융 이사회는 17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해임안건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며 이사회의 결의에도 거취에 변화가 없을 경우 주총을 열어 최종 해임을 결정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