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해서 이슬람 과격단체의 계보를 한 번 정리해보자.
지금까지 거론했듯이 최근 이슬람 과격 단체의 시조는 이집트의 이슬람형제들이었다.
이것이 요르단의 <이슬라믹 지하드>를 거쳐서(여기에서 지하드는 성전...즉 성스러운 전쟁을 의미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무자헤딘>이나 <탈레반>이 된 것이고...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가 되는 것이고 팔레스타인에서는 <하마스>가 되는 것이다.
이름이 많은 만큼 이들 과격단체들을 지원하는 계파는 각각 다르다.
예를 들어서 헤즈볼라는 시아파들이 만든 단체다.
시아파는 앞서 말했듯이 이란에 압도적으로 많고 이라크의 남부와 레바논에 주로 있다.
그러니 레바논에서 주로 활동하는 헤즈볼라에 대해서 이란이 주로 지원을 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911테러 이후에 주가를 올렸던 <알카에다>나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는 수니파로 구성된 단체다.
앞서 사우디가 알카에다를 지원했다고 했었는데...사우디는 주로 수니파의 인구가 가장 많다. 그러니까 알카에다와 하마스의 주된 돈줄은 사우디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럼...오늘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차도살인>이라는 말은 “남의 칼을 빌려서 적을 제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 예를 들어보자.
라고 하는 단체가 있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단체의 수장은 <야세르 아라파트>라는 사람이었는데 얼마 전에 누군가로부터 독살을 당했었다.
아...물론 처음에는 뇌졸중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그의 유품에서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 210이 다량 발견되었다고 발표한 이후 사인 조사가 재개되었지...
독살인지 뇌졸중인지 아직은 아무 것도 알려진 바는 없지만...프랑스가 “독살이 아니다.”라고 판정할지라도...나는 독살에 가능성을 두고 있다.
그가 죽는 것을 바라는 사람이 너무 많았었기 때문이었다.
아파파트는 팔레스타인을 평화적으로 독립하기를 원했었는데 평화적 독립은 이스라엘 측에서도...하마스 측에서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그의 죽음에는 이스라엘의 <모사드>가 가장 큰 용의자 중에 하나겠지만 <하마스>의 소행이라는 설도 만만치 않다.
하마스는...“용기”라는 의미로 이슬람 수니파의 원리주의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저항단체다. 그러니까...PLO와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위해서 뛰는 단체라고 볼 수 있지.
하지만 팔레스타인의 독립이라는 같은 목적을 가졌으면서도 언제나 두 단체간에 대립을 해왔었는데...PLO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던 반면에 하마스는 과격한 투쟁을 모토로 삼았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거론했듯이 과격한 투쟁을 내세울 경우에 돈이 되거든...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 중 하나인 <세이크 아흐마드 야신>이 죽기 전까지 중동의 부호국들을 방문할 때마다 어마어마한 기부금을 받았는데(3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이게 과연 순전히 종교적 신념 때문이었는지...아니면 보호비 명목이었는지...그것은 그 돈을 준 사람만 알 것이야.
아무튼...하마스와 PLO는 같은 목적을 가진 단체였고 상식적으로 본다면 친구사이가 될텐데...왜 하마스가 아라파트를 죽인 주범으로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것일까?
용의자가 누가 되었던 그 배후에는 이스라엘이 있을 것이라는 증거는 많다.
놀랍게도...하마스에게 뒷돈을 대서 와 대립하게 한 것은...바로 이스라엘이었다.
세상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PLO를 견제하기 위해서 하마스를 키웠더니 지금은 더 골치 아파졌다고 하는 분위기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정도는 군사력 면에서 보잘 것 없는 단체였지만 가 세계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던 단체였기 때문에 만약 직접 손을 댈 경우 세계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컸다.
우리나라의 임시정부와 같은 성격을 가졌으니까 자신의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투쟁하는데 누가 뭐라겠니?
실제로 <야세르 아라파트>는 지난 1994년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어. 그의 평화적 해결 방법에 대해 이미 세계가 인정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반면에 하마스는 상당히 과격한 성격을 띠고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로서는 다루기 쉬운 적이었을 것이다.
좀 쉽게 말하자면...PLO 쪽으로 미사일을 날리면 이스라엘이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하마스 쪽으로 미사일을 날릴 경우에는 국제사회에서 자위권 행사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해가 가지?
좀 더 고단수의 적을 상대하는 것보다는 성질만 급한 적을 상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충분히 차도살인의 계를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마치....우리나라의 김구 선생님을 죽인 사람은 알 수 없지만...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누가 야세르 아라파트를 죽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라파트가 사라진 지금...하마스는 2006년에는 팔레스타인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 세력으로 커졌고 2007년에는 가자지구의 파타당 세력을 잔인하게 제거하면서...지금은 팔레스타인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단체가 되어있다.
물론 처음 이스라엘의 의도대로 하마스와는 대화 보다는 서로 폭탄을 서로 주고받는 각별한(?) 사이로 살고 있지...
이런 상황을 차도살인이라고 한다.
손대기 힘든 적을 제거하기 위해서 그의 친구를 동원하는 방식이지...
<차도살인>의 계는 네가 사회에 나서게 되면 자주 접하게 될 것이다.
항상 명심할 것은...너의 앞에 보이는 적만이 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네가 장차...지극히 영민한 적과 대립을 하게 된다면...네가 평소에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통해서 차도살인을 당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