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김수로·서경석 투입이 아쉬운 이유

입력 2014-09-15 09:32


김수로와 서경석의 출연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에서는 유격훈련에 돌입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구름다리 건너기 훈련과 고층 사다리 건너기 훈련에는 각각 ‘진짜 사나이’의 원년 멤버인 김수로와 서경석이 조교로 깜짝 투입돼 눈길을 끌었다.

김수로와 서경석의 투입 사실 자체는 매우 흥미로웠다. ‘진짜 사나이’ 원년 멤버로서 1년 이상 프로그램을 지켜온 두 사람의 여군특집 깜짝 합류는 그 의미 또한 상당하다. 그러나 이는 ‘진짜 사나이’를 철저히 오락·예능 프로그램으로 국한 시켰을 때 해당되는 이야기다.

회 차를 거듭할수록 예능적 요소에 무게가 실리던 ‘진짜 사나이’에서 여군특집이 진정성 회복에 탁월한 한 수가 됐다는 호평이 계속되는 가운데, 과연 김수로와 서경석의 역할이 꼭 필요했었나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

김수로와 서경석, 샘 해밍턴이 조교 훈련을 받는 장면과 조교의 말투와 행동을 습득하는 장면, 그리고 본인들의 별명을 짓는 장면들에 시간들에 꽤 많은 시간들이 할애되면서 여군특집에 대한 집중도나 몰입도가 떨어졌다는 혹평과, 한국말이 서툰 샘 해밍턴에게 조교 역할을 쉽게 부여하면서 진정성을 외면했다는 혹평을 자아냈다. 또한 여군들과 조우한 김수로와 서경석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에서는 일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은 본 프로그램의 초반 정체성을 되찾는데 큰 효과를 발휘했다. 군대라는 낯선 제도에 적응하고 진화해가는 여군들의 모습은 지난 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진짜 사나이’의 초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여러 부대를 거치고 포맷이 반복되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진짜 사나이’에게 여군특집은 확실한 탄력을 부여했다. 김수로, 서경석 등 원년멤버의 조교투입이 여군특집에 흠집처럼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년 멤버들의 투입이 깜짝 재미를 선사하긴 했으나, 진정성 면에서는 오히려 점수를 깎아먹은 모양새다. 시청자들이 ‘진짜 사나이’에 원하는 것은 단순히 웃고 즐기는 예능 그 이상의 의미다. 남은 회 차 동안, 시청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담아 유종의 미를 거둘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