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상장사 '다시 평가하자'

입력 2014-09-12 14:40
그동안 한국 증시에서 저평가 받아온 상장 외국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011년 발생한 중국고섬의 회계분식 사태로 외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지금까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탓입니다.

이처럼 외국 기업 '디스카운트'(할인)가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히면서 상장을 원하는 외국 기업의 발길이 뜸해진 상태입니다.

지난해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미국 기업 엑세스바이오를 포함해 국내 증시에 발을 들인 외국 기업은 모두 22곳이지만, 현재는 15곳만이 상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일본기업인 SBI모기지는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돼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갔고, 뉴프라이드는 2년 연속 자기자본 50%를 초과하는 손실 발생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특히 중국계 기업인 평산차업 KDR이 시가총액 미달로 퇴출 기로에 서면서 국내 상장 외국 기업들의 입지가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 내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판단한 외국 기업들이 스스로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디스카운트 문제로 애초 기대만큼 자본금을 조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1년 상장을 통한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코웰이홀딩스가 국내 증시를 떠났고, 지난해에는 3노드디지탈과 중국식품포장 등 두 곳도 같은 이유를 들어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외국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더 많은 외국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고, 그만큼 한국 증시 또한 레벨업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중국고섬 사태 이후 외국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시선때문에 외국 기업 상장 유치가 중단됐었다"며 "중국의 알리바바 같은 좋은 기업들이 국내에도 들어올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거나 다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연내 중국기업인 항성그룹과 해천약업이 상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만큼 외국 기업의 상장 재계를 발판으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