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엿보기] '유혹' 박하선, 가난한 불륜 희생양의 반복된 비극에 이제는 '실소'만

입력 2014-09-10 01:24


박하선이 두 번이나 불륜의 피해자가 돼 이혼했다.

9일 방송 된 SBS 월화드라마 '유혹'(PD 박영수|작가 한지훈)이 나홍주(박하선 분)이 사랑 뿐이었던 첫 번째 남편 차석훈(권상우 분)과 사랑은 없지만 다른 모든 것을 충족했던 두 번째 남편 강민우(이정진 분)으로부터 배반을 당했다.

사업이 실패하고 가진 것 없어도 사랑했던 남편 차석훈과 가족들을 위해 홍콩에서 자살까지 시도했던 나홍주는 동성그룹 대표 유세영(최지우 분)의 '사흘에 10억'이라는 매혹적인 유혹에 넘어간 남편에 실망을 느끼고 한국에 귀국한 후에도 자신과 유세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불안감을 느끼고 결국 불륜 의심과 오해 끝에 이혼을 선언한다.



이후 냉혈하고 계산적이었던 유세영 역시 진짜 사랑에 빠지고 나서야 홍주가 이혼 전 홍콩에서 사흘간 다른 여자와 시간을 보낸 남편을 의심하고 오해하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처럼 진심으로 석훈을 사랑했던 나홍주는 다른 여자에게 흔들리는 마음을 고백한 남편을 충분히 불륜을 의심하고 오해할 수밖에 없던 상황.

하지만 남편 차석훈은 이혼을 요구하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드리고 이혼 후 기다렸다는 듯 유세영와 사랑을 시작하며 첫 번째 비극적인 상처를 안겼다.

자신의 사랑을 배신한 차석훈, 부부를 극한까지 몰고 가 결국 석훈의 마음과 몸까지 뺏은 유세영에게 복수하고 싶었던 나홍주는 동성그룹을 짓밟을 수 있는 부와 힘을 가진 아진그룹 대표 강민우(이정진 분)과 사랑 없이 결혼하지만 결국 바람둥이 민우는 외로움을 느끼며 전처 한지선(윤아정 분)과 불륜 끝에 혼외자식까지 가져 두 번째 비극적인 상처를 떠안았다.

민우의 전처 한지선이 임신을 하고 자신의 앞에서 유산을 하는 모습을 지켜본 나홍주는 지선의 유산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구박하는 시어머니와 전처에 관심을 기울이는 강민우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성공이 아니다."라며 사랑과 결혼에 회의감을 느끼고 해탈하는 경지에 올랐다.

불륜 뿐 아니라 가난했기에 자신의 사망 보험금으로 집안을 다시 살리고 싶었던 나홍주는 거액을 제안한 유세영에 차석훈을 빼앗겼고 강민우의 아내가 되어서도 가난한 집안의 자식이라며 시어머니로부터 무시와 괄시를 받았다.

답답하고 이해 못할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던 비운의 캐릭터 나홍주는 결국 얻은 게 하나도 없다.

돈 때문에 무시 받던 그녀는 결국 다시 가난했던 옛 생활로 혼자 돌아갔고 차석훈은 이혼 후 병든 유세영에 평생을 약속할 정도로 진정한 사랑을 나누고 있으며 나홍주와의 이혼 후에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하며 전처 한지선과 재결합 냄새를 풍기고 있는 강민우도 잃은 것은 딱히 없어 보인다.

결국에 가난한 불륜 피해자만 반복해서 고통 받고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씁쓸하기만 하다.

'불륜, 혼외임신, 유산, 불치병' 많은 자극적 소재들이 난무하며 드라마 시작부터 시선을 끌었지만 정작 제작진이 의도했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네 남녀의 진실한 이야기'는 어디서 찾아봐야 할 지 모르겠다.

종영까지 남은 2회 동안 드라마 '유혹'에서 네 남녀가 진짜 사랑의 의미를 찾고 공감을 얻으며 시청자들을 유혹에 넘어가게 할 것인지 씁쓸함만 남길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