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②] ‘운널사’ 장혁·장나라, 12년만의 재회는 신의 한 수

입력 2014-09-05 10:33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4일 20부작으로 MBC 수목미니시리즈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재기발랄한 연출력과 빠른 전개로 유쾌하고 착한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웰메이드 호평을 받고 있는 것. 특히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큰 화제와 사랑 속에서 끝마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장혁과 장나라의 큰 공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장혁과 장나라는 SBS ‘명량소녀 성공기’ 이후 12년 만에 재회했다. 당시 시청률과 화제성 측면에서 큰 성공을 이룬 두 사람이 다시 한 번 흥행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당초 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동시간대 맞붙는 드라마 중 최약체로 손꼽혔다는 점, 원작이 있는 드라마를 리메이크했다는 점 등으로 큰 우려의 시선을 떠안고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장혁과 장나라는 시청자들의 우려를 보기 좋게 깨뜨렸다. 두 인물 간의 호흡과 조화로움은 물론이고 그동안 각자 쌓아왔던 연기적인 내공을 폭발시키며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가장 큰 흥행요인으로 떠올랐다.

특히 장혁이 맡은 이건 캐릭터는 TV를 통해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입체적인 느낌을 구현했다. 장혁은 독특하고도 오만한 웃음소리와 “나야, 건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면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장혁의 원맨쇼를 보는 것만으로도 드라마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러나 장혁은 단순 코믹에 그치지 않고 절절한 멜로와 가슴 깊이 묻은 상처, 그리고 부성애까지 폭 넓은 감정연기를 선사하며 진짜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캐릭터 특성상 장혁이 극에서 널을 뛰었다면 장나라는 김미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무게를 불어넣었다. 착하디 착한 김미영이라는 캐릭터는 자칫 민폐 캐릭터가 될 수 있었으나, 장나라가 가진 특유의 앙증맞음과 귀여움으로 무장해 캐릭터를 더욱 신선하게 만들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한 여자에서 사랑에 빠진 여인, 아이를 가진 엄마까지 시시각각 다채로운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장혁 장나라, 두 사람의 만남은 분명한 신의 한 수였다. 시청률 측면에서는 다소 아쉽지만 두 사람은 당시 ‘명량소녀 성공기’에 버금가는 팬들의 열정적인 사랑을 받으며 성공적인 2번째 재회에 마침표를 찍었다. 장혁과 장나라가 20회 차 동안 켜켜이 쌓아올린 이건과 김미영의 생동감 넘치는 생명력은 시청자들에게 한동안 잊지 못할 잔상을 남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