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등의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이 두 갈래로 나뉜 채 삼성전자와의 7차 협상에 돌입했습니다.
피해자 가족 6명으로 구성된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는 오늘(3일) 삼성과의 7차 협상에 앞서 "협상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가족대책위를 구성해 삼성과 별도로 협상을 진행하겠다"며 "반올림 측은 피해자 가족들의 의견을 거의 묵살하다시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반올림 내부에 있는 활동가 위주의 의견만 반영되고 피해자 가족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다"면서 "우리만 보상을 받고 끝내려는 게 아니며 정체된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족대책위는 김은경, 송창호, 유영종, 이선원, 정애정, 정희수씨 등 피해자 가족으로만 꾸려졌고 반올림 측에는 고(故)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와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한혜경씨 어머니 김시녀씨만 남게 됐습니다.
반올림 측 교섭단장인 황 씨는 반올림 교섭단이 이렇게 갈라진 것에 대해 "이렇게 된 것은 삼성의 책임이 크다"며 "8월 안으로 피해자 8명에 대한 보상부터 우선 논의하자고 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삼성전자 측 협상대표로 나온 백수현 삼성전자 전무는 "난감하고 당혹스럽다"며 "오늘 협상장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뒤 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 간의 교섭은 지난해 12월 1차 본협상이 중단된 지 5개월 가량 중단됐다가 지난 5월 협상이 재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