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발견' 정유미의 여우짓, 왜 밉지가 않죠?

입력 2014-09-02 09:31


두 남자 사이에서 정유미의 갈등이 시작됐다.

사랑스러운 한 여자가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기 시작했다. 부족할 것 없는 성형외과 의사 현남친과 운명처럼 다시 만난 전남친 사이에서 말이다.

지난 1일 방송된 KBS 2TV 월화 드라마 ‘연애의 발견’(극본 정현정, 연출 김성윤)에서 전남친 강태하(문정혁 분)와 현남친 남하진(성준 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한여름(정유미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한여름의 여우짓은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강태하와 남하진이 격한 몸싸움을 벌이자, 한여름은 하진에게 “싸웠어 뽀뽀”라고 애교를 부리며 그의 기분을 풀어주고자 했다. “끼 부지리마. 나 오늘 화났어”라고 말하는 하진 앞에서 울먹이는 연기를 하는 등 애교 넘치고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20살 초반, 풋풋한 연애 끝에 이별을 한 전남친 강태하가 5년 만에 나타났지만 한여름의 여우짓은 끝날 줄 몰랐다. 특히 5년 만에 나타난 전남친 강태하는 한여름에게 감정이 싹트고 있다고 고백한 것. 한여름은 “내가 예전에 겪었던 그 지옥에 이제 강태하가 들어갔어요. 이 관계의 권력을 내가 쥐게 된 걸 알았고 마음껏 괴롭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잔인한 거 아는데요. 그래서 강태하의 고백이 기뻤어요 나는”이라고 도백하며 두 남자 사이에서 아슬아슬 감정 줄타기가 시작됐음을 언급했다.



한여름은 여태 방송됐던 여주인공과는 다르다.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며 재미를 느끼고 있지만 어쩐지 그녀의 여우짓은 밉지 않고 공감이 간다. ‘연애의 발견’ 첫 방송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김성윤PD 역시 “한 여자가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면 욕을 많이 먹는데, 정유미가 굉장히 사랑스럽게 줄타기를 잘 한다. 편안한 연기를 보면 ‘나도 저 관계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며 ‘여우짓’을 해도 밉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한여름 역의 정유미 역시 “연기를 하면서 왜 이렇게 여우짓을 하지? 싶다.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다가도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싶은데 감독님이 ‘너니까 괜찮아’라고 하더라. 욕을 먹더라고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정유미와 김성윤PD 말대로 여우짓을 하는 여주인공은 미움 받기 십상이다. 하지만 편안한 연기, 사랑스러운 애교,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든 정유미의 여우짓은 밉상이 아닌 공감을 자아내며 ‘연애의 발견’을 현실 ‘로코’로 한 발짝 더 성장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