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극장 호남 더비, 전남 드래곤즈 역전 드라마

입력 2014-09-01 00:02
▲ 31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추가시간 터진 전형철의 골로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낸 전남 드래곤즈(사진 = 전남 드래곤즈)

대기심의 추가 시간 표시가 3을 가리켰다. 그런데 그로부터 2분 55초 뒤에 짜릿한 역전 결승골이 나왔다. 믿을 수 없는 축구장의 드라마가 또 하나 만들어진 것이었다.

하석주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가 31일 저녁 7시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4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종료 직전에 터진 전현철의 극적인 헤더 골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 광양 극장의 호남 더비는 인상 깊은 세 가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① 스테보, 친정 팀에 또 한 번 비수를 꽂다

전남의 해결사 스테보가 35분에 동점골을 넣었다. 노련한 왼쪽 수비수 현영민이 오른발로 차 올린 공을 향해 높은 타점의 헤더를 깨끗하게 성공시킨 것이다. 일주일 전에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22라운드 맞대결에서도 후반전 추가 시간에 짜릿한 1-0 결승골을 터뜨린 것에 이은 경사다.

특히, 스테보의 이 골은 그를 '친정 팀 킬러'로 각인시켰다. 수원 블루윙즈와의 3-1 승리(8월 17일 광양전용경기장) 순간에도 스테보는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바 있다. 수원 말고도 잠시 몸담았던 포항과의 맞대결에서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바 있기에 스테보를 그렇게 부를 수밖에 없다.

② 1위 전북, 두 경기 연속 추가 시간에 결승골 허용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포항 스틸러스를 따돌리고 1위 자리에 당당히 올라선 전북 현대가 주춤하고 있다. 그것도 수비 집중력이 문제를 드러내며 후반전 추가 시간에 번번이 당한 것이다.

전북은 23일(토) 저녁에 전주성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90+4분에 윤일록에게 발리슛 한 방을 얻어맞고 주저앉았다.

그것도 모자라 이번에도 전남의 전현철에게 90+3분에 역전 결승골을 얻어맞았다. 두 경기 모두 1-2 패배. 축구에서 질 수도 있지만 두 경기 내내 이런 상황이라면 수비 라인의 집중력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정인환, 윌킨슨, 김기희'에게 던져진 숙제가 심각하다고 하겠다.

③ 상위권 순위표 대혼란

전남이 1위 전북의 뒷덜미를 잡는 바람에 K리그 클래식 상위권의 순위표가 놀라워졌다. 1~4위의 승점이 묘하게 겹친 것이다. 전북이 두 경기 동안 승점을 전혀 따내지 못한 바람에 포항이 같은 승점으로 따라붙은 것이다.

그들로부터 5점 차이로 3, 4위가 또 나란히 섰다. 수원과 전남의 승점도 39점으로 같아진 것이다. 이들의 순위는 그저 골 득실차로만 구분된 셈이다. 이제부터 매 경기마다 예측할 수 없는 지각변동이 일어난다는 뜻이기에 9~10월의 K리그 클래식 가을 그라운드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 2014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결과(31일 저녁 7시 광양전용경기장)

★ 전남 드래곤즈 2-1 전북 현대 [득점 : 스테보(35분,도움-현영민), 전현철(90+3분,도움-안용우) / 한교원(10분,도움-이승기)]

◎ 전남 선수들

FW : 스테보

AMF : 심동운(60분↔레안드리뉴), 이종호(74분↔전현철), 안용우

DMF : 이승희, 송창호

DF : 현영민, 방대종, 임종은, 김태호

GK : 김병지

◎ 전북 선수들

FW : 이동국

AMF : 김인성(60분↔카이오), 이재성, 한교원(76분↔이상협)

DMF : 이승기, 신형민

DF : 이주용, 김기희, 정인환, 최철순

GK : 권순태

★ 울산 현대 1-2 포항 스틸러스 [득점 : 김신욱(26분,도움-고창현) / 강수일(29분,도움-김재성), 김재성(48분,도움-김승대)]

◇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순위표

1 전북 현대 44점 13승 5무 5패 40득점 17실점 +23

2 포항 스틸러스 44점 13승 5무 5패 36득점 21실점 +15

3 수원 블루윙즈 39점 11승 6무 6패 33득점 26실점 +7

4 전남 드래곤즈 39점 12승 3무 8패 32득점 29실점 +3

5 제주 유나이티드 36점 9승 9무 5패 22득점 19실점 +3

6 울산 현대 33점 9승 6무 8패 26득점 19실점 +7

7 FC 서울 32점 8승 8무 7패 24득점 17실점 +7

8 인천 유나이티드 FC 24점 5승 9무 9패 20득점 29실점 -9

9 상주 상무 22점 4승 10무 9패 26득점 40실점 -14

10 성남 FC 20점 4승 8무 11패 15득점 24실점 -9

11 경남 FC 19점 3승 10무 10패 18득점 34실점 -16

12 부산 아이파크 19점 4승 7무 12패 18득점 35실점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