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정부가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구직자 여러분들은 앞으로 직장을 잡은 후에, 또 직장인 여러분들은 지금 당장 관심을 가질만한 중요한 이슌데요. 관련소식 준비해봤습니다.
<앵커> 사적연금이라고 하면 은퇴하고 나서 받을 수 있는 연금에 개인적으로 가입하는 걸 말하죠? 국민연금처럼 공적인 연금 말고요.
<기자> 맞습니다. 흔히 직장에서 가입하는 퇴직연금, 개인이 따로 가입하는 개인연금을 사적연금이라고 하는데요. 개인연금이야 은행이나 보험사를 이용해서 얼마든지 가입할 수 있고, 퇴직연금은 회사에서 퇴직할 때 받는 연금인데, 회사 다니는 동안 조금씩 돈을 저축하고 투자해서 나중에 지급받는 방식을 말합니다.
<앵커> 정부가 사적연금을 활성화 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갑자기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뭔가요?
<기자> 정부가 이번에 주목한 것은 퇴직연금인데요.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가 꽤 시간이 지났는데 도입률이 16%밖에 안됩니다. 우리나라 사업장 100곳 가운데 16곳만 퇴직연금제도를 갖고 있다는 얘깁니다. 특히 대기업을 보면 10곳중 7곳 이상이 도입을 했는데, 30인 미만 중소기업은 10곳중 4곳만, 10인 미만 기업은 10곳중 단 1곳만 도입이 돼 있습니다.
<앵커> 퇴직연금 도입이 제대로 안됐다는 얘기는 직장인들이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사업장들이 퇴직연금 도입에 대해서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뿐아니라, 직장인 스스로도 퇴직연금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노후를 생각해보면 퇴직금을 일시에 받을 것이 아니라, 연금식으로 받는게 필수적이거든요. 전에도 제가 한번 설명을 드린적이 있는데, 노후준비는 3층구조를 쌓지 않으면 안됩니다. 은퇴한 어르신들에게 한달을 살아가는데 얼마의 비용이 필요한지 물으면 평균 300만원 정도가 나옵니다. 왜 이렇게 많냐 생각하시는 분들 있는데 나이가 들면 아픈 곳이 많아져서 병원비도 많이 지출하게 되고요. 특히 70세를 전후로 해서 병에 걸리는 경우가 급속도로 많아집니다.
<앵커> 그렇죠. 병원비 지출도 지출인데, 지난 60여년간을 자녀들 뒷바라지 하랴, 가정을 키워가랴 열심히 살아온 우리 부모님들, 노후에는 좀 여가를 즐기면서 사셔야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고정수입이 없는 노후세대가 뭘로 월 300만원을 만들 수 있을까요. 직장인이면 누구나 가입하는 국민연금, 현재 은퇴하는 세대들이 받게되는 수령액은 젊은시절 소득의 30%수준밖에 안됩니다. 또 집 대출금 갚아야죠. 자녀 학자금 대야죠. 개인적으로 따로 연금에 가입할 여력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의존해야 하는게 직장에서 가입하는 ‘퇴직연금’인데, 이마저도 제대로 가입이 안되고 있다는 게 문젭니다.
<앵커> 생각해보면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이렇게 연금 3층구조를 쌓아도 월 300만원 받을 수 있을까 걱정인데요. 퇴직연금가입마저 이렇게 저조하다면 우리 노후세대들의 노년 준비상태가 상당히 심각한 지경인 것 같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활성화 대책, 지금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우리 시청자 분들 퇴직연금이 뭔지 정확히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서 배경부터 짚어봤습니다. 정부는 우선 퇴직연금을 기업들이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했습니다. 2016년부터 기업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의무화해서 2022년이 되면 10명 미만 영세기업들도 무조건 퇴직연금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합니다. 당장 300인 이상 대기업들은 내후년부터 모두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해야 합니다.
<앵커> 기업들이 만약에 퇴직연금을 도입 안하면 어떻게 되는겁니까?
<기자> 기한내에 도입을 안하면 과태료가 부과되고 최소한 수준이라도 퇴직연금을 도입할 수 있게 정부가 가만두지 않습니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 이렇게 퇴직연금제도를 별도로 운영할 여력이 안난다고 불만이 생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내년 7월에 30인 미만 중소기업들을 위한 퇴직연금 기금이 설립됩니다. 정부가 3년간 적립금의 10%를 보조해주는 등 지원해주고요.
퇴직연금 없이 그냥 퇴직금을 지급하는 회사들이 상당히 많죠. 근로자들 스스로도 퇴직할 때 일시에 큰 돈을 돌려받는 퇴직금으로 수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이렇게 목돈 받아서 창업자금으로 쓰겠다고 하다가 사업실패라도 경험하게 되면 이분들의 노후는 아무도 지켜줄 수 없게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근로자분들이 퇴직금 말고 퇴직연금을 가입해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정부는 퇴직연금 납입액에 대해 3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신설했습니다.
<앵커> 근로자들과 기업들 모두 퇴직연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뜻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한가지 특징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도입입니다. 국민연금기금처럼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기금을 조성해서 연금자산을 기업이 운용하고 관리할 수도 있고요. 또 기업이 금융회사에다가 계약을 체결해서 기금형식으로 연금자산을 운용하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2016년 7월부터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도입이 되는데요. 기업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연금을 운영해라 라는 의미입니다.
<앵커> 같은 퇴직연금이라도 개념이 여러개잖아요. 복잡해서 사실 일반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것 같아요.
<기자> 그렇죠. 간단히 직장인들이 알아둘 필요가 있는 건 DB형과 DC형인데요. 복잡한 개념은 생략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DB형은 회사에서 단체로 퇴직연금을 관리하는 방식, DC형은 퇴직연금을 회사에서 매달 금융회사에 불입을 하면 관리는 각 개인이 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회사는 당연히 자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할테니까 DB형은 수익이 적은 대신 확실하겠죠. 반면에 DC형은 개인이 어떻게 운용하냐에 따라서 고수익이 날수도 있고 수익이 저조할 수도 있고요.
<앵커> 둘다 장단점이 있겠네요. 여기에 대해서도 정부가 활성화 대책을 내놨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회사가 관리하는 DB형, 수익률은 저조해도 안정적으로 운영이 돼야 하는데 사실 정확하게 원칙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용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정부는 기업들이 DB형을 운용하려면 투자위원회를 구성하고 투자원칙보고서를 반드시 작성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원칙을 갖고 제대로 운용해라 이런얘기죠.
또 개인이 운용하는 DC형의 경우에는 위험자산 보유 한도를 40%에서 70%로 상향조정했습니다. 자산운용을 공격적으로 해서 고수익도 노려볼 수 있게 한거죠. 그와 동시에 적립금에 대해 예금자 보호를 추가로 5천만원까지 해주기로 했습니다.
<앵커> 우리 은퇴세대들의 노후준비, 그야말로 비상시국이다 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데요. 이번 대책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노후세대 부양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