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석유비축기지,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입력 2014-08-25 11:22
서울 마포구 매봉산 자락에 위치한 '석유비축기지'가 실내공연장과 야외 공연무대, 전시공간 등 문화시설로 탈바꿈돼 2016년 개장한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이 달까지 시행한 '마포 석유비축기지 국제현상설계경기'의 당선작으로 백정열(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씨 외 2명이 출품한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1970년대 2차례의 오일쇼크로 인해 국가적 차원으로 석유비축사업을 추진하면서 매봉산 자락에 탱크 5개를 매설해 석유를 저장했던 산업유산이다.

규모가 10만 1천510㎡로 서울광장의 11배에 이르지만, 2000년 용도 폐기된 후 방치돼 서울시는 친환경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설계 공모를 했다.

이번 설계공모전에는 세계 16개국의 외국인 건축사 53명을 포함해 총 227명의 건축사가 참여했으며, 심사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 경력이 있는 일본 건축가 이토 토요 등이 맡았다.

1등 수상작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은 5개의 탱크를 200석 규모의 공연장·옥외공연장·전시장 등으로 조성하는 내용으로, 과도한 설계를 자제하고 지형의 고유성을 최대로 끌어내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설계안에 따르면 첫 번째 탱크와 세 번째 탱크는 철거해 다른 곳으로 이전, 안내센터와 지원시설로 활용하고 탱크가 있던 자리에는 공연장을 만든다.

두 번째 탱크는 장래 계획을 위해 보존하고, 네 번째와 다섯 번째 탱크는 유지하되 유리벽 등 시설을 더해 내부의 과거 모습과 외부의 노을·하늘공원 등 현재 숲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서울시는 새로 변신하는 친환경 문화복합공간을 기본·실시설계와 공사를 거쳐 2016년 말 개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