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시장이 아직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 유동성 확대를 위한 양적완화(QE) 조치는 예상대로 오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주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각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연례 '잭슨홀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 단행 시점과 관련해 구체적인 '힌트'를 내놓지는 않았으나, 서둘러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인 0∼0.25%로 유지하는 초저금리 정책을 2008년 말부터 6년째 이어오고 있다.
옐런 의장은 "고용 상황과 관련해서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리세션(경기후퇴)의 영향으로 아직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았다"며 "실업률 하락이 전반적인 노동시장 상황이 개선되는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전국 평균 실업률이 지난달 6.2%로 1년 전과 비교해 1%포인트 이상 떨어졌지만, 수백만명의 근로자가 여전히 장기 실업 상태이고 이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저임금 시간제 근로자 등 불완전 피고용자도 많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5년 내내 제자리걸음을 했던 근로자 임금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실업률 수치 하나로만 고용 상황을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옐런 의장은 "혹독한 리세션의 여파로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가 진행되면서 경제가 완전고용에 근접했는지를 판단하는 게 더욱 복잡해졌다"며 "최근 지표가 여러 복합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금리 정책 결정을 어렵게 하고 인플레이션 압박에 대한 논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은 경기·고용 상황에 달렸음을 시사했다.
그는 "통화 정책은 미리 정해진 경로로 가는 게 아니다. 연준은 적절한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향후 고용 및 물가상승률 정보를 긴밀하게 예의주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고용 상황이 개선세를 지속하면 10월 FOMC 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QE3) 프로그램의 종료를 선언하겠다는 종전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날 옐런 의장의 연설에 대해 존 실비아 웰스파고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의장은 자료를 분석할 시간을 더 갖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코톡 컴벌랜드자문 회장도 "옐런 의장이 연준 내 다수 의견을 재확인했다. 그건 정책금리 인상 이전에 노동시장 회복이 좀 더 필요하다는 점"이라며 "제로 금리 정책이 최소 6개월, 그리고 어쩌면 1년 또는 그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