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엿보기] ‘사랑만 할래’ 이응경, 어디까지 추락하나?

입력 2014-08-23 01:22


‘사랑만 할래’ 이응경이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

22일 방송된 SBS 일일드라마 ‘사랑만 할래’ (연출 안길호, 극본 최윤정) 59회 방송분까지 보면 이영란(이응경)은 재취자리로 시집와서 남편과 전처 사이의 아이들을 30년간 키우고, 시아버지의 병수발을 10년이나 하면서 시어머니의 미움을 받았다.

쉽지 않은 30년이었지만 이영란은 종합병원 원장의 사모님 소리를 들으며 사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러던 그녀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딸 최유리(임세미)가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남자 김태양(서하준)이 자신의 과거와 얽혀있기 때문이었다.

남편 최동준(길용우)과 결혼하기 전, 이영란은 사랑하던 남자와 아이를 낳은 과거가 있다. 사랑하던 남자는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이영란을 반대하는 어머니 양양순(윤소정)을 거역할 수 없었고,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게 됐다. 그가 죽자 이영란은 임신한 몸으로 양양순의 집으로 들어갔지만, 인간 이하의 대접에 아이를 버리고 도망쳤다.

도망친 이영란에게 양양순은 아이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유난히 아이에게 집착하는 양양순은 이영란에게 아이를 빼앗길까 두려웠다. 이영란이 낳은 아이는 김태양이고, 이영란은 아직 진실을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영란은 자신의 과거가 밝혀지면 30년간 악착같이 버틴 집에서 쫓겨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렇기에 죽을힘을 다해 김태양과 최유리의 사이를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영란의 행동은 도가 지나치다.

자신의 과거를 다 알게 된 딸 최유리에게 협박과 회유를 일삼고 있고, 아들 최유빈(이현욱)에겐 김태양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궁지에 몰아넣게 하라고 요구했다. 최유빈은 김태양을 궁지로 몰아넣게 하기 위해 잔머리를 썼지만, 외려 자신의 짓임이 발각됐다.

남편 최동준에게는 전에 없던 냉랭한 태도로 대하며 “사랑한 적 없었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시어머니 강민자(서우림)의 지나친 시집살이에도 침묵을 지켰던 이영란은 현재는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가족들은 이영란의 변화를 눈치 챘고, 자신들이 30년 동안 가족이라 믿고 지냈던 그녀를 다른 사람처럼 느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김태양을 대하는 태도는 상식을 뛰어 넘었다. 그에게 냉랭한 태도로 대하고, 예뻐하지 않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영란은 김태양의 납치, 감금, 구타, 협박을 사주했다. 아무리 친 자식이 아니더라도, 김태양은 30년 동안 키운 딸이 좋아하는 남자다. 이영란 때문에 김태양은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까지 맞이했다.

극 초반에 자상하고 친구 같은 엄마였던 이영란의 모습은 현재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탄로 날 과거 때문에 이성을 잃은 건 납득할 수 있지만, 목숨을 잃어가는 사람의 옆에서도 냉정하게 책임 회피를 하는 모습은 정신병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게다가 ‘사랑만 할래’는 가족들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시청하는 시간대에 방송하는 드라마다.

김태양이 자신이 버린 아들이란 걸 알게 된다면, 이영란의 태도는 분명 변화할 것이다. 극의 긴장과 재미를 위해 만든 상황이라 해도, 이영란의 행동은 지나치다. 현재 이영란의 행동이 비상식적이라 해도, 드라마 분량의 중반을 넘어서면 시청자들이 그녀를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적어도 또 다시 구타와 협박을 사주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