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널 사랑해’ 장혁, 눈빛으로 연기하는 배우란 이런 것

입력 2014-08-22 11:04


장혁이 눈빛으로 안방을 장악했다.

때로는 구구절절한 사랑고백보다 한 번의 애틋한 눈빛이 더 가슴을 절절하게 만들 때가 있다. 차마 전하지 못하는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눈빛으로 승화시키는 배우 장혁의 눈빛에 안방극장이 푹 빠져든 모양이다. 섬세하고 내밀한 감정표현이 필요한 지금, 장혁은 눈빛 하나로 모든 감정을 조율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널 사랑해’ 16회에서는 김미영(장나라 분) 곁을 맴도는 이건(장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과거 아물지 않은 상처를 끌어안고 사는 김미영을 안쓰럽게 여긴 이건은 이건은 뒤에서 제대로 키다리아저씨 노릇을 했다. 건강을 염려해 회사에 영양제를 구비했고, 뒤로는 영자언니의 감투를 쓰고 김미영을 독려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김미영이 알아채지 않는 선에서, 부담스러워하지 않은 선에서 진행돼야 했다. 이건이 더욱 억지스럽고 오버스럽게 행동하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김미영을 대하지만 사실은 여전히 그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한 것. 김미영의 뒤에서 묵묵히 그를 지켜보는 이건의 눈빛에서는 김미영을 향한 미안함과 안쓰러움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이 눈빛은 김미영이 그린 개똥이 그림을 볼 때 더욱 배가됐다. 개똥이 그림을 사들인 이건은 매일같이 자신의 공간에서 개똥이와 대화를 나누었다. 김미영에게 하지 못했던 진심 어린 말들은 개똥이의 그림 앞에서 모두 털어놓을 수 있었으며 눈빛에 담긴 애처로움은 시청자들에게 더욱 구구절절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엄마를 보낼 준비가 됐다”며 “프랑스는 너무 머니 아빠대신 개똥이가 같이 가 달라”고 말하는 이건의 모습은 코끝을 찡하게 만들기도 했다.

사랑하는 이에게 다가갈 수 없는 이건의 애처로운 슬픔은 배우 장혁의 눈빛으로 대부분 구현된다. 장혁은 상황에 따라, 장면에 따라 각기 다른 눈빛으로, 말로는 쉬이 설명될 수 없는 것들을 표현해내고 있는 것. 한껏 코믹하다가도 한껏 진지해지며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는 장혁표 이건에 시청자들 또한 지루할 틈이 없는 모양이다.

마냥 달콤하고 재기발랄했던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잠깐의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서로에 대한 미련을 알아챈 이건과 김미영이 정면 조우를 해야 할 때가 왔다. 두 번째 사랑을 앞둔 이건의 눈빛이 장혁에 의해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