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석촌지하차도 동공, 시공사 과실 잠정 결론

입력 2014-08-22 09:53
서울 석촌지하차도 아래 지하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동공(洞空. 빈 공간)은

터널을 뚫은 시공사의 과실 때문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이 내려졌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22일 "지하에서 터널 공사를 진행하던 시공사가 공사 품질 관리에

실패한 것이 동공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서울시가 전문가로 구성한 조사단의 단장이다.

박 교수는 "삼성물산 등 시공사가 실드(Shield) 공법을 채택했으나 시공능력이 부족했다"며

"공사를 하면서 애초에 계획한 양보다 많은 흙을 지상으로 배출한 것이 조사결과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공사는 석촌지하차도 밑에서 공사를 진행할 때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고

비상 매뉴얼까지 만들었는데도 공사 관리에 실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하철 9호선 3단계 공사는 '턴키'(일괄 발주) 방식으로 진행되는만큼

해당 구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시공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이가 490m인 석촌지하차도 밑에서는 8월 한 달간 7개의 동공이 발견됐고,

이들 동공의 연장 길이를 합치면 무려 135m에 달한다.

동공의 7∼8m 아래에서는 삼성물산 등 3개 시공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드 공법으로 터널을 뚫어왔다.

실드 공법은 공업용 다이아몬드 수십 개가 박힌 원통형 기계를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고들어가는 방식으로

이때 갈린 흙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기계 뒤로 나온 뒤 지상으로 배출된다.

조사단은 시공사가 예상 배출량보다 더 많은 흙이 실드 기계 안으로 들어왔는데도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공사를 계속 진행, 동공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계 부품 교체 시 지하수 침투와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해 특수 용액으로 터널 표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그라우팅' 작업이 진행되는데,

이 공사가 불완전했고 이 때문에 압력에 취약한 천장 부분에서 흙이 쏟아져 들어왔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이에 대해 "동공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이상한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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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의 최종 결론은 내주 초 발표되며 서울시는 같은 날 석촌지하차도 복구 방안 등 종합대책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