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이건호 모두 경징계‥당국 역풍·KB 내홍 불가피

입력 2014-08-22 01:27
2개월여를 넘게 끌어 온 임영록 KB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해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결국 두 사람 모두에게 경징계를 결정했습니다.

당초 사전 통보한 중징계에서 징계가 낮아진 것으로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모두 경징계를 받게 되면서 KB는 지배구조가 외형상으로는 일단 유지돼 최상의 결과처럼 보이지만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 향후 조직내 갈등과 내홍을 어떻게 해결할 지 과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금감원이 당초 중징계 방침에서 경징계로 낮춘 데 따른 거센 책임론과 외부 로비에 의한 경징계 경감 논란, 부실 조사로 금융사 경영 공백 등을 초래했다는 역풍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금감독은 21일 오후에 시작된 제재심의위와 관련해 긴 마라톤 회의 끝에 22일 자정이 넘어서서야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 대해 각각 '주의적 경고'의 경징계를 확정했습니다.

제재심은 임영록 회장이 은행 전산 시스템 교체 내홍과 관련해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은행 이사회와 경영진의 견해차에 따라 지주 회장이 이를 조정 감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등 임영록 회장 측의 소명을 일부 받아들여 징계를 낮췄습니다.

이건호 행장에 대해서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내부통제에 책임이 있지만, 이사회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금감원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점 등을 고려해 경징계를 결정했습니다.

도쿄지점 부당 대출의 경우 실무자의 부당 대출 문제를 당시 리스크 부행장이었던 이 행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경징계 조치했습니다.

임영록 회장은 이번에 경징계 조치 됐지만 국민카드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사안에 대한 제재가 남어 추후 제재심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모두 일단 경징계를 받게 됨에 따라 KB지주와 국민은행으로서는 동반 중징계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동반 경징계 역시 향후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어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아직 고객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제재심의가 남아 있는 데다 전산교체 내홍으로 양측의 대립의 골이 워낙 깊어 임영록 회장측과 이건호 행장 측의 대승적 차원의 화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많은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다 두 갈래로 갈라져 양측으로 줄을 선 임원들의 내부 대립과 반목도 적지 않고 기사회생한 양측이 조직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 경쟁을 배제할 수 없어 이를 어떻게 원만하게 풀어갈 지 과제로 남습니다.

이와함께 이번 동반 경징계 결정으로 당초 제재 권한을 남용해 무리하게 징계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금융당국에 대한 비난 여론과 책임론 등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어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당분간 논란에 휩싸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