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널 사랑해’ 까칠함과 유약함 사이, 장나라의 진가

입력 2014-08-21 11:09


그야말로 다채로운 매력이다.

마냥 순진하고 유약해, 보는 것만으로도 위태로웠던 여자가 강단 있고 독립적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깨끗한 눈망울은 그대로지만 타인을 바라보는 눈빛이나 말투는 완벽히 달라졌다. 장나라는 3년 전후 달라진 김미영의 모습을 통해서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배우 장나라의 진가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15회에서는 이건(장혁 분)과 김미영(장나라 분)이 다시 한 번 엮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엘리킴으로 화려하게 귀환한 김미영은 이전과는 전혀 달라졌다. 도도함과 까칠함 그 자체였다. 힘들어질 것을 알면서도 김미영의 곁을 맴도는 이건을 매몰차게 거절했다.

이날 방송에서 장인화학과 프로젝트를 체결한 김미영은 “이제 나는 갑이고 엘리킴 씨는 을이다”라고 의기양양하게 말하는 이건에게 “먼저 손 내미신 건 그쪽 아니냐. 나 같은 을 찾기 힘들 거다”라고 여유롭게 되받아쳤다. 거듭해 우연히 마주치는 이건에게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리를 두는 등 강단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지닌 기존의 김미영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개똥이와 함께 했던 추억을 잊지 못하는 김미영은 다니엘(최진혁 분)의 프러포즈를 거절했고 교통사고로 개똥이를 잃었던 그 날짜, 그 장소를 찾아가 당시를 추억하기도 했다. 교외 수목원에서 이건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순간에도 과거의 기억에 여전히 힘들어하며 그를 밀어내려는 유약하고 안쓰러운 모습을 보였다.

장나라는 순진무구했던 김미영, 새롭게 다시 태어난 엘리킴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를 방황하는 한 여자이자 엄마의 모습을 다채롭게 표현하며 시청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외적인 스타일로서 확연한 변화를 준 탓도 있겠지만 엘리킴의 진중하게 깔리는 목소리나 당돌한 눈빛 등은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절반 이상 보여주었던 김미영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또한 노력에 의해 달라진 엘리킴 속 모습에서도 휘청휘청 거리는 김미영의 진짜 모습 또한 적절하게 표현해주며 이 러브라인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고 있다.

방송 말미에 애써 이건을 무시하고 그에 대한 진심을 마주치지 않으려 고집피우는 김미영에게, 이건은 “바보 같은 여자야”라며 자신의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다시 한 번 정면으로 충돌한 두 사람이 이전과 같은 달콤함을 되찾을 수 있을지 본겨적으로 다시 불붙은 이 사랑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