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윤맘의 육아타임즈]알쏭달쏭 그 말 "그 때가 편해"

입력 2014-08-19 17:16
수정 2014-08-27 18:33
육아하는 엄마들에게 과연, 가장 편할 때가 있을까.

그럼에도 어딜 가든 엄마들은 "그 때가 편해~"라는 말들을 한다.



신생아일 땐, 그래도 신생아라 먹고 자고 반복하니까 편해. 100일이 됐을 땐, 신생아 때보다 자는 시간이 늘었지? 그 때가 편해. 6개월 때는, 이제 제법 혼자 노는 시간도 늘고 아직은 편할 때야.

그리고 돌이 지난 후, 혼자 걸어다니니 하루 종일 안아주지 않아도 되니 편하지~

...라고, 주변 엄마들에게 아이 키우면서 1년 동안 수없이 들었다. 그렇지만 나도 할 말 많았다.

사실, 신생아 땐 1~2시간 간격으로 모유 주느라 힘들었고, 100일 땐 신생아 때보다 자는 시간은 길어졌지만 편하진 않았다.

6개월 때는 막 기려고 아둥바둥하는 아기를 두고 한눈 팔 시간이 없었고, 돌이 지난 지금은 혼자 걷고 싶어하는 가윤이가 밖에 나가면 유모차도, 안아주는 것도 거부하며 그저 혼자 걸으려 하는 고집을 부려 힘들다...

그런데, 주변에선 늘 그래도 "그때가 편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들은 이미 육아를 3~4년 이상 한 사람들이다.

항상 주변에서 "그때가 편할 때야~"라고 해도 '난 지금 하나도 안 편한데...육아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너무 힘든데 왜 자꾸 편하다고 하지?'라는 궁금증이 생긴 적이 많다.

가윤이가 14개월이 된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제 가윤이는 먹는 것도 미음이 아닌 어른 밥과 비슷하게 먹고, 매번 안아주지 않아도 혼자 걸어다닌다. 돌 전 기어다니던 가윤이를 돌이켜보면 오히려 지금이 그 때보단 편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6개월 때보단 3개월 때가 훨씬 편했다. 그럼에도 그 상황에는 "그 때가 편해" 소리를 들으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이 때가 편한 게 맞는 건가?"라는 의문이 생겼는데, 어느 새 나 또한 이제 육아를 시작한 초보맘들을 보면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 "그 때가 힘들다고 생각하지만...제일 편해"라고.

내 말을 들은 초보 엄마도 "이 때가 편한 거 맞아? 힘든데..."라는, 과거의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금세 느끼겠지, 그 때가 편했다는 걸.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둘째를 낳을 때쯤엔 한 번 육아의 길을 걸어왔으니 편한 길을 찾겠지. 첫 아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글로만 배운 육아를 실천 중이라 이게 편한 게 맞는건지 도저히 모르겠지만, 둘째 때는 어느정 도 편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나도 이제 육아 14개월차! 3~4년 육아의 길을 걸어온 엄마들은 코웃음치는 14개월차이지만, 나름대로는 육아의 험난한 길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해본다. 언젠간 나도 아이를 다 키우고 베테랑 엄마가 되어 있겠지?

그러나 그날이...오긴 올까요.

육아...너 정말 어렵다...(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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