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엿보기] '끝없는 사랑' 독한 설정에 불편한 주말 밤 '막장 언제까지?'

입력 2014-08-18 09:58


끝없는 사랑이 통쾌한 복수를 위한 독한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17일 방송 된 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연출 이현직|극본 나연숙)에서 학생 운동으로 징역 10년을 구형 받은 서인애(황정음 분)이 괴한들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고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

1970년대 이후 격동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여주인공 서인애는 왜곡된 시대의 희생양으로 참담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지만 절망하거나 무너지지 않는 여 전사 같은 여자.



하지만 이번 방송에서 언젠가 있을 통쾌한 복수를 위해 서인애를 점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하는 징역 10년, 성폭행, 원치 않는 임신이라는 독한 요소로 보여줌으로서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뱃속 아이 때문에 한광철(정경호 분)이 아이 아버지로 오해 받게 만든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감옥 안에서 폐렴과 임신 중독증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는 서인애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식하게 만들었다.

서인애가 복수를 위해 성폭행으로 갖게 된 태아를 유산하겠다며 눈물로 결심 한 바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지만 어떤 선택을 하던 이미 서인애 캐릭터가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는 여주인공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경악스러운 시련이 반복되어 삶을 의지를 잃은 듯 보이는 서인애 캐릭터가 안쓰럽다는 느낌보다는 오기와 고집으로 똘똘 쌓여 고문을 자초하는 '민폐녀'가 어울릴 정도가 되어버렸다.

'끝없는 사랑'이 그 당시 참담했던 시대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시대극임은 분명하나 여 주인공이 박영태(정웅인 분)의 수하들에게 붙잡혀 감금당하고 구타와 성적 유린, 성폭행을 당하는 모습과 그 후의 처절한 고통을 온 가족이 보는 주말 저녁 브라운관에 적나라하게 표현할 필요는 없다.

시대적으로 봤을 때는 사실적일지 모르나 주말 저녁 드라마로 보기에는 시청자들에게 다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독한 설정들이 계속 이어질수록 시청자들은 곧 서인애가 이 고통들을 한 번에 털어낼 수 있는 통쾌한 복수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보다 '이번에는 또 전보다 더 독한 요소로 여주인공에게 비극을 줄 것인가'라며 지쳐갈 가능성이 크다.

보는 사람들을 꽤나 불편하게 만드는 독한 설정들로 주인공들에게 계속해서 끝없는 시련을 주는 '끝없는 사랑'이 시청자의 무한 사랑을 받는 성공적인 드라마가 되기 위해서는 너무나 자극적인 소재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드라마가 아닌 주인공들의 삶에 시청자 역시 시대를 이해하고 동화되어 공감할 수 있는 주말 드라마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