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희 신세가 아주 처량해졌다.
11일 방송된 KBS2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곽기원 연출/황순영 극본) 49회에서 백연희(장서희)는 악몽으로 잠에서 깼다.
꿈속에서 정진우(정지훈)는 자신이 아닌 이화영(이채영)에게 "엄마"라고 외치며 행복한 듯 안겼다. 이화영 역시 진우를 꼭 끌어안고 미소를 짓더니 백연희를 흘겨보았다. 그 꿈 때문에 백연희는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났다.
아들을 보지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남편 정병국(황동주)의 불륜녀였던 이화영이 자신의 자리까지 차지하고 앉은 것이 분통터질 일이었다. 그러나 백연희는 신세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어떻게든 돈이라도 벌어서 가게에 보탬이 되려 했다.
백연희는 바로 구인 신문을 사서 여기저기 체크해보기 시작했고 컴퓨터로 이력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기 위해 찾아갔다. 그럴듯한 회사는 "경력이 없어서 안될 거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커피숍에 이력서를 내도 죄송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백연희는 하루 종일 돌아다닌 터라 다리가 아파 공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녀는 다리를 주물러가며 힘들어했다. 그때 공원 한 쪽으로 정병국과 정진우의 손을 꼭 잡은 행복한 자신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진우의 엄마로서, 정병국의 아내로서 행복해하던 그녀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백연희는 그런 환상이 보이자 눈물을 흘리며 힘들어했다. 하루 아침에 모든걸 빼앗긴 백연희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녀는 힘들때 늘 기대던 유성빈(김경남)에게 아들 진우를 보러 갔던 일을 고백했다. 유성빈은 "선배 이제 제발 그만 좀 하라. 언제까지 진우 얘기만 하며 징징댈거냐. 살아야 할 거 아니냐. 독하게 먹으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 말에 백연희는 눈물을 흘리며 눈을 부릅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