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엿보기] '괜찮아 사랑이야' 조인성-공효진 '그린라이트를 켜줘'편

입력 2014-08-08 09:15


개 바람둥이 이 남자에게 그린라이트를 켜도 될까요?

저는 섹스 혐오증에 걸린 여자입니다. 섹스는 커녕 키스도 힘듭니다. 제 직업상(직업을 밝히긴 곤란합니다) 제 자신을 치료해가며 키스까지는 성공했지만 사실 그 마저 힘이듭니다. 남자친구와 키스를 할 때도 수백번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심호흡을 하면서 불안장애를 극복해야하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한 남자가 저에게 다짜고짜 키스를 해왔습니다. 처음도 아니고 두 번째 입니다. 이건 엄연한 성희롱입니다. 그래놓고 "나 너한테 조금은 설렜었다"는 말까지 더합니다. 절 좋아하는게 맞는거 아니냐고요? 그런데 그 설레임이 그 순간 뿐이었다고 선을 긋는게 문제입니다. 설레이면 설레인다고 하면 될 것을 "그 순간만큼은"이라고 덧붙여 제 마음을 짓밟아 놓습니다.

지금까지 지조를 지켜왔는데(어쩔 수 없는 정신병 때문이지만)이런 개 바람둥이한테 지조를 빼앗길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궁금해지네요. 물론 주위에 미성년자 여고생부터 쫓아다니는 팬들, 3개월마다 갈아치우는 수많은 여자들까지 여자친구가 되면 피곤해질게 뻔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자기 트라우마도 거침없이 고백합니다. 화장실에서 잠들게 된 사연, 그리고 의붓아버지의 폭행이 있던 가정사까지…심지어 "화장실에 들어온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라는 개 바람둥이 멘트도 작렬합니다. 이 남자, 그린라이트를 켜도 될까요?

-직업은 밝힐 수 없는 불안장애 J양



키스할때 느껴놓고 자꾸 아니라고 하는 여자에게 그린라이트를 켜도 될까요?

저는 바람둥이입니다. 그런데 바람둥이라고 아무렇게나 불어대는 바람둥이가 아닙니다. 북서평 편서풍 남동풍 바람도 막 부는게 아니라 방향 정해놓고 붑니다. 그 방향이 틀어지기도 하고 거세기도 해서 문제이긴 하지만.

방향을 정하면 그 방향으로, 그리고 내키면 지속적으로 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 방향으로 불어볼까 생각하게 만드는 여자가 생겼습니다. 설레이는 마음에 표현도 해보고, 스킨십도 해봤는데 이 여자 싫어하는 눈치는 아닙니다. 분명히 키스할때 나를 좋아하는 감정을 확인한 거 같은데 키스후에는 절대, 죽어도 아니라고 선을 긋습니다.

사겨보자고 해도 자꾸만 '개 바람둥이'라고 명명하며 접근 조차 못하게 하네요. 내 트라우마도 고백하고 가정사도 고백하고, 심지어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내 방 화장실까지 보여줬습니다. (화장실을 보여주는게 왜 이상한건지 밝힐 순 없습니다) 이렇게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도 그 여자는 저를 믿지 못하는지 자꾸만 선을 긋습니다.

애정 표현만 하면 '어디서 개 수작이야'라고 외치는 이 여자, 심지어 불안장애가 있다고 스킨십마저 금지라고 합니다. 이 말 믿어도 되는 걸까요? 저의 연애, 그린라이트를 켜도 될까요?

- 화장실이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인기남 J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