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 기저귀 '이상한' 과세‥이중잣대 논란

입력 2014-08-07 14:49
<앵커>

국세청이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성인용 기저귀에 대해 불평등 과세 방침을 정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부가 최근 서민경제를 위해 세법개정안을 내놓았지만 사회적 약자들은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권영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시흥의 한 요양원.

1~2인실 방 12개에 노인 18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거동이 어려워 혼자 볼 일을 보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성인용 기저귀는 없어선 안될 물건입니다.

그런데 조만간 기저귀 값이 일부 오를 수 있습니다.

<기자 브릿지>

"재료와 기능이 동일한 접착식과 매트형 기저귀입니다. 두 제품 모두 영세율을 적용받았지만 과세당국이 매트형에 한해서만 과세한다는 입장입니다"

쉽게 말해 '용도가 같지만 모양이 다르다'며 국세청이 부가세를 매기는 셈입니다.

하지만 국가기술표준원 고시에 따르면 일회용 기저귀에 위생깔개매트도 포함됩니다.

요양원측은 소비자인 노인들에게 부담이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인터뷰> 이준희 / 시흥 A요양원 원장

"기저귀만 채워서는 침대시트 감당이 안돼. (매트는) 기저귀와 같이 같던 부분인데 그거 하나만 단가를 올리면 (요양원)운영하는 분들은 덜 쓰거나 안 쓰거나 하다 보면 결국 어르신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갈 수 있다. 이 부분은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 생각"

성인용 기저귀 제조회사와 판매업체들은 세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국세청이 지난 5년간 세금을 소급 징수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6개월치에 1억원이 넘는 납세 고지서를 받은 곳도 있습니다.

업체들은 불복신청을 통해서라도 억울함을 호소한다는 입장입니다.

기획재정부는 조만간 과세 여부를 최종 판단할 계획입니다.

과세당국의 이중잣대가 바로 잡힐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권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