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없는 골프장 거래, 회원들만 깡통

입력 2014-07-31 11:28
경기불황과 이용객 감소, 영업이익 급감으로 골프장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부실 골프장의 거래과정에서 회원권을 보유한 소비자들은 빈 깡통에 가까운 보상으로 큰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개장한 두 곳의 골프장이 있다. 골프존이 손쉽게 인수한 안성Q는 개장초기 회원권 분양이 잘 안돼 줄곧 어려움을 겪었던 골프장으로 당시 법원은 인수과정에서 골프존 컨소시엄의 회원권 변제율 17%를 결정해주면서 회원들에게 깡통변제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또 하나의 부실 골프장이었던 가산노블리제는 회원권 4억원을 상회하는 등 좋은 여건에서 출발했지만 경기불황의 늪에 빠져 작년 11월 시공사였던 유진기업에 팔리면서 회원권을 갖고 있던 소비자들에게 진정한 깡통변제를 안겨줬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에 따르면 회원제 골프장의 경영상 어려움은 애초 자기자본율 5%내외인 경우가 많고 5년후 회원들에게 돌려줄 분양대금도 회원권 시세하락으로 입회금 반환에 따른 사태가 직면해있으며 경영 상태가 부실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골프장은 25개소, 자본잠식 골프장은 86개소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곧 부실 골프장 거래가 닥쳤다는 신호로 회원권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악질 태풍과 같은 깡통변제를 당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대목이다.

한편으로는 현금과 대물변제이긴 하지만 회원권 채무를 100% 변제하겠다는 골프장이 있어 암울한 거래의 이면을 밝혀주고 있는데 그 주인공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아일랜드리조트(경기도 안산) 이다.

아일랜드리조트에서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는 자본금을 50억원으로 절반 감자하고 기존 회원제 골프장은 유지하되 채무의 53%는 현금, 35%는 회원권, 12% 채권자의 동의를 얻어 출자전환을 하는 등 100% 변제 방안이 담겨있다.

내용의 핵심은 채무자와 채권자 모두의 '공생'있다는게 아일랜드리조트측 설명이다. 이번 회생계획안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들이 내는 계획안의 평균 변제율을 크게 넘는 수준이며 채무 탕감이 없는 게 특징이다.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 전환을 전제로 회생절차를 밟는 것과도 대조적이란 평가다.

아일랜드리조트 관계자는 “이번 회생계획안은 금융 채권자, 회원 채권자, 일반 채권자 모두에게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아일랜드리조트는 앞으로 2,3차 채권자집회를 통해 계획안의 찬반결과에 따라 회생인가가 결정된다.

회생절차는 자력으로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빚이 많은 기업에 대해 법원이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비롯해 기업활동을 전반적으로 대신 관리하도록 하는 것(옛 법정관리)을 말한다. 부도위기에 몰린 기업을 파산시키기보다 회생시켜 단기적으로는 채권자에게 불이익이지만 장기적으로 기업과 채권자, 국민경제에 이익이 크다고 판단될 때 적용된다. 법원이 지정한 제3자가 아닌 은행에서 직접 파견한 직원이 자금을 관리하는 은행관리와는 차이가 있다.

법원은 이에 앞서 지난 5월 "아일랜드리조트의 사업지속 가치가 파산가치보다 크다고 판단된다"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7월중으로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도록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