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널 사랑해’ 역대급 LTE 전개, 오히려 불안한 이유

입력 2014-07-25 10:01
수정 2014-07-25 10:11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빠른 전개를 선보이고 있다.

우연을 거듭한 필연적 첫 만남은 물론이고 얼렁뚱땅 진행된 결혼식, 그리고 두 남녀가 감정을 주고받는 과정과 필요 이상 늘어질 줄 알았던 삼각관계의 매듭까지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지금껏 본 적 없는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그간의 무수한 로맨틱코미디에서 인물 간 큰 갈등거리로 작용했던 요소들이 단숨에 정리되며 속도감을 내고 있는 것. 불필요한 감정 선을 최소한으로 줄여낸 까닭에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반면 스토리가 너무 순조로이 진행돼, 향후 남은 이야기들에 대한 불안감마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8회에서는 이건(장혁 분)의 연인 강세라(왕지원 분)가 한국으로 돌아온 장면이 그려졌다. 그야말로 서프라이즈한 등장이었다. 이건을 따라 그의 사무실에 따라 올라온 김미영(장나라 분)은 강세라를 보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관계 정리의 필요성을 느꼈던 이건은 강세라에게 사실을 말하려고 했으나, 김미영의 만류로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한층 가까워졌던 김미영과 이건 사이에는 감정의 벽이 생겼다. 그러나 이 어색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건이 강세라에게 “결혼했고 아이가 생겼다”고 모든 것을 고백한 것. 이건은 증권가 정보지 때문에 힘들어하던 김미영을 감싸며 “당신에게 다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고맙다. 날 기다려줘서. 내 옆에 있어줘서”라며 마음을 고백했고 눈물을 흘리는 김미영의 볼에 짧은 입맞춤을 했다.

드라마가 아직 전환점도 돌지 않은 시점에서 이건과 김미영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아이를 출산할 때까지 두 사람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만, 초반부 가장 큰 화두가 될 거라 예상됐던 삼각관계가 너무도 쉽게 정리가 되면서 오히려 불안함을 모으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행복이 빨리 찾아올수록 후에 찾아오는 갈등과 불행이 큰 것이 통속적인 드라마 법칙이기 때문에, 안방극장에 엔도르핀으로 떠오른 두 캐릭터가 어떤 사건에 휘말리게 될지 걱정과 기대를 모으는 것.

이건에게 상처받고 돌아선 강세라가 어떤 모습으로 반격할지, 아직 가늠할 수 없는데다가 김미영에게 점차 호감을 느끼는 다니엘(최진혁 분)의 이야기 또한 십분 그려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난생 처음 엄마아빠가 되는 김미영과 이건이 만들어가는 가족의 형태가 아직까지는 부족하다는 점에서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건-김미영 부부가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해피엔드를 맞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