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유보금 과세 현실화··기업 ‘이중고’ 우려

입력 2014-07-24 14:06
<앵커>

정부가 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방안을 현실화하자, 경제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제표준에 맞지 않는데다 최근 주요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새로운 부담이어서 '이중고'라는 겁니다.

유은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는 '일정 기간내에 기업 이익의 일정 수준 이상을 투자, 임금증가, 배당 등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추가 과세하겠다'는 내용을 이번 하반기 경제운용방안에 담았습니다.

최근 논란이 된 '사내유보금 과세안'을 추진하겠다고 못을 박은 것입니다.

다만 제도 시행 이전에 축전된 사내유보금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경제계는 우려감이 높습니다.

먼저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경련 하계포럼 자리에서 “사내유보금 과세가 일부 국가에 도입됐지만 제도 취지가 탈세 예방에 있다”면서 “세계 표준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장관은 이어 "이 문제가 과거 기재부 장관 시절에도 제기된 적이 있으나 세계 표준과 동떨어져 당시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이었고 지금도 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전경련은 공식 논평을 통해 기업이익에 대한 과세는 기업마다 처한 현실이 다른 점을 감안해 기업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한상의 역시 논평에서 ‘일정기간내 투자와 인건비 미사용시 과세’하는 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기업사정을 고려해야한다는 비슷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박용만 상의 회장은 이와 관련해 제주포럼에서 "유보금 과세 기본취지가 투자활성화에다 돈이 좀 돌게 해 가계에 돈이 미치도록 하는 거라면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이제는 기업이 자신의 판단 하에 유보금을 운영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그동안 수익규모에 비해 대기업들이 M&A 등 공격적 투자를 안한 것은 사실이어서 이번 기회에 주요 기업들이 적극 투자에 나서주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은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