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 거래소 이사장 "거래활성화 위해 액면분할 권장"

입력 2014-07-20 12:00
한국거래소가 앞으로 고가의 주식들은 액면분할을 통해 거래 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8일 출입기자단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거래 활성화를 위해 우선 액면분할을 권장하려 한다"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주가가 100만 원이 넘는 종목은 너무 고가라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며 "이들의 거래를 늘리려면 액면분할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18일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100만 원이 넘는 이른바 '황제주'는 총 8개로 삼성전자와 아모레퍼시픽, 롯데제과, 롯데칠성, 영풍, 태광산업 등이 포함된다.



지난 한 달간 이들 황제주의 거래량은 대체로 부진했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891종목의 거래량 상·하위 종목을 조사한 결과 롯데칠성 우선주(869위)와 태광산업(856위), 롯데제과(828위) 등이 800위권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나머지 종목들도 삼성전자(206위)를 제외하면 500위~800위권을 벗어나지 못해 다른 종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동성 유입이 위축된 걸 알 수 있다.

시장에서 가장 고가인 롯데제과의 1주당 가격은 196만 2000원(18일 기준)으로 지난해 통계청 기준 4인 가족 월평균 생활비인 163만 원보다도 높아 한 달 생활비를 다 털어도 롯데제과 주식을 단 1주도 사지 못한다.

게다가 롯데제과 주식 10주만 산다 해도 2000만 원에 가까운 거금이 필요하다.

특히 황제주는 박근혜 2기 경제팀 출범과 함께 불거진 사내 유보금 문제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한 나머지 100만 원이 넘는 종목들이 올 1분기 말 기준 유보율 상위 20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최 이사장은 "2기 경제팀에서 사내 유보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유한 기업에 과세하는 등의 배당 촉진책이 거론되고 있다"며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있어 투자수익률이 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배당으로라도 재미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내유보금은 배당금 및 법인세를 모두 내고 남은 이익 잉여금을 뜻하는데, 그동안 기업들이 회사 곳간만 채우고 배당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 상장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1.1%로, 영국(3.6%), 프랑스(3.1%). 미국(2.1%) 등 주요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친다.

한편, 이날 최경수 이사장은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를 '박스피'로 칭하는 것을 언급하고 새 경제팀에 거는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박스권을 탈피하려면 무엇보다 투자심리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장 활성화 방안으로는 유망 중소기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하반기 코스닥 60~70곳, 코넥스 50곳 정도가 추가 상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외에도 파생시장에서는 장기 결제월물을 도입 등을 통해 상품 유형을 선진국처럼 다양화하고 위안화 관련 상품도 다양하게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