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모주 물량 확보를 위한 기관투자자들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자칫, 공모가 '왜곡'에 대한 경계감이 일고 있습니다.
높은 가격으로의 기관 수요가 대거몰리면서 공모가가, 당초 IPO 주관증권사가 제시했던 공모희망가밴드와 큰 괴리를 보이고 있는데, 주관증권사의 공모희망가밴드에 대한 신뢰성에도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최근 기업공개를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나선 윈하이텍.
500여개 기관이 참여해 4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당초 주관사가 제시한 공모희망가밴드(6,600~7,500원)를 훌쩍 뛰어넘는 8,3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습니다.
8,300원은 공모희망가 상단에서도 10% 이상 높은 가격입니다.
공모희망가 상단 이하로 가격을 제시한 기관은 없었으며, 기관투자자 대다수가 9천원 이상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진행된 아진엑스텍과 트루윈 역시도 사정은 마찬가지.
특히 트루윈의 경우에는 601대 1을 기록하며 올해 IPO 사상 최고의 기관경쟁률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기관들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공모가가, 기업 펀더멘탈을 평가해 제시된 주관증권사의 공모희망가밴드 상단 보다도 10% 이상 높게 결정되면서 자칫 공모가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증권업계 IPO 관계자는 "공모주 물량 확보를 위한 기관들의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감이 없지 않다"며 "상장 이후 적잖은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기관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에도 아량곳않고 '배팅'에 나서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당초 주관증권사에 제시했던 공모희망가밴드에 대한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고있습니다.
IPO 주관증권사가 너무 보수적으로 공모가 산정에 나서면서 상장 예정기업들의 가치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실제, 코스닥 시장의 경우 주관증권사가 IPO 공모물량의 3%를 의무적으로 인수하도록 하고 있어 상장 이후 일정 정도 차익을 내야 하는 주관사의 입장에선 낮은 공모가가 유리하다는 판단입니다.
모처럼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는 공모주 시장. 괜한 잡음이 공모주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