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의 줄기를 이루며 강원도 동해시와 삼척시에 걸쳐 웅장하게 솟은 두타산.
해발 1,353m로 정상부는 부드러운 육산의 모습을, 산 중턱까지는 암벽과 기암괴석이 화려한 골산의 모습을 자랑하는 강원도의 명산이다. 울창한 삼림 사이에 자리한 크고 작은 폭포와 계곡들로 이맘때면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시원한 계곡이 간절해지는 여름, 도심에 사는 수필가 이정순이 두타산 자락에 사는 친구 윤영미와의 산행을 위해 강원도로 향한다.
동해의 싱그러운 풍경과 함께 달리는 바다열차에 몸을 싣고 달려가는 길.
아름다운 추암역에 닿으니 반가운 친구가 마중을 나와 있다. 바쁜 일상에 쫓겨 오랜만에 함께 하게 된 두 친구는 강원도의 명소 추암해변을 거닐며 설레는 마음을 안고 두타산으로 향한다. 녹음 짙은 두타산 자락에서 빼어난 산수로 산객을 맞아주는 무릉계곡. 두타산과 청옥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계곡을 이룬 무릉계곡은 두 산의 험한 지세와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일행은 수백 명이 쉴 수 있을 만큼 너른 암반, ‘무릉반석’ 위에서 잠시 더위를 식힌 후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무더운 날씨 속에 우거진 숲이 만들어 주는 싱그러운 그늘 속을 걷는다. 숲 속에 들어 관음암을 지나 신선봉에 이르는 길은 철 계단이 놓인 위험 구간도 있지만 곳곳에 조망 바위에서 무릉계곡의 빼어난 계곡미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기묘한 형상의 바위 행렬 속에 첫날 여정의 종착지, 신선봉에 올라선 일행. 두타산 최고의 전망대로 꼽히는 봉우리답게 눈앞으로 노송과 기암괴석의 어울림이 수려하게 다가온다.
다음날은 옥류동에서 출발해 두타산성, 깔딱 고개를 지나 두타산 정상에 오른 뒤 쉰움산까지 걷는 만만치 않은 여정. 청정한 계곡 물소리를 벗 삼아 걸음을 내딛는 일행. 기암절벽의 조망이 일품인 두타산성에 닿자 고풍스러운 소나무들과 빼어난 암봉이 어우러져 선경을 연출한다. 산성을 지나면서부터는 ‘깔딱 고개’라 불릴 만큼 길이 좁고 험하다. 녹록지 않은 구간을 올라 마침내 해발 1,353m 두타산 정상에 선 일행. 탁 트인 조망 아래, 백두대간의 준령들이 유려한 산줄기를 그려낸다.
일행은 계속해 두타산과 그 줄기를 잇고 선 쉰움산으로 향한다. 정상부 거대한 암반지대에 움푹 파인 웅덩이가 50개 있다고 하여 이름 지어진 쉰움산. 두타산에서 이어진 능선을 내려서자 이내 멋스럽게 솟아오른 병풍바위가 시선을 압도한다. 두타산 정상에서 출발한지 약 1시간 만에 쉰움산 정상에 이른다. 해발 683m의 아담한 높이지만, 겹겹이 둘러친 산자락과 기암, 바다 끝 수평선의 조화가 한 폭의 수묵화로 다가온다. 싱그러운 숲과 자연의 푸름을 만끽할 수 있는 두타산과 쉰움산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