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총대멘 김한조 "2·17합의 독립경영 종신보험 아니다”"

입력 2014-07-15 09:32
2·17 합의 파기 여부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과 관련해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2·17 합의서는 외환은행의 독립경영과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종신보험 계약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15일 외환은행은 김한조 행장이 지난 14일 오후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왜 지금 하나은행과의 조기통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가’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직원 서면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김한조 행장은 이번 서면 메시지를 통해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조기통합이 직원들에게도 더 나은 대안임을 강조했습니다.

김 행장은 첫 번째 이유로 “2017년 통합 논의도 가능하지만 그 때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보다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며 “불확실한 2017년까지 무작정 기다리기 보다는 지금 논의하는 것이 더 유리가호 직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새로운 통합 원칙과 통합 조건을 도출해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설명] 김한조 외환은행장

두 번째로는 “타금융권은 인력과 점포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 외에는 대안이 없지만,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은 통합을 통한 수익 창출과 비용 절감효과 등 통합시너지라는 대안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할 경우 연간 세전이익 기준 약 3,100억원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김한조 행장은 세 번째로 “은행과 그룹의 생존을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면, 오히려 그 시기를 더욱 앞당겨 통합시너지에 따른 이익을 전 직원과 Sharing함으로써 직원들이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한조 은행장은 “합의서가 영속적으로 외환은행의 독립경영과 직원의 고용을 보장해 주는 종신보험계약서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오히려 조기통합 논의를 통해 직원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을 더욱 확실하게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반발중인 구성원들의 설득에 나섰습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 통합은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기자들과 만나 “통합을 논의할 시기가 왔다”고 화두를 던지면서 시작됐습니다.

김한조 행장이 3가지 근거 등을 들어 외환은행 직원들에 대한 설득에 나서는 것은 김정태 회장의 조기통합에 대한 운을 뗀 데다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경기도 용인시 하나금융 연수원에서 임원 워크숍을 통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추진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외환은행 출신인 김 행장이 총대를 멘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 연 2천692억원, 수익증대 효과 연 429억원 등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3천121억원의 시너지가 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2·17합의에 따라 2017년 통합보다 3년 정도 앞당길 경우 1조원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는 셈입니다.

하나금융은 조기에 통합될 경우 점포망 975개, 활동고객 수 550만명으로 증가하는 효과를 통해 총 여신 규모도 200조원대로 확대되는 등 어려운 대내외 금융 여건 속에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외환은행 인수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2·17 합의서를 들어 반발하고 있습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조기통합 논의는 합병 이후 5년동안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약속한 2·17 합의를 깬 것인 만큼 김한조 행장이 제안한 협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입장만을 재확인하고 있어 통합을 둘러싼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