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연속 ‘룸메이트’, 이런 잡음은 달갑지 않다

입력 2014-07-14 09:55


‘룸메이트’가 연속 잡음에 휩싸이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는 그 속에서 자유로이 활동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해왔다. 그 때마다 필터링되지 않은 각종 구설수들이 따라붙었다. 프로그램을 둘러싼 잡음은 논란으로 번지지 않는 선에서 해결됐고 ‘룸메이트’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궁금증 혹은 화제성만 드높아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단순한 잡음으로 치부하기엔 큰 사고였다. 최근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국가적 슬픔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졸음운전 때문에 사고를 당할 뻔한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탄 것이다.

지난 13일 방송된 ‘룸메이트’에서는 강원도로 여행을 떠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찬열, 신성우, 조세호, 이소라, 나나 그리고 서강준, 박민우, 박봄, 홍수현, 송가연이 각각 차를 나눠 타고 강원도로 향했다. 찬열 팀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일관한 반면, 서강준 팀 분위기는 냉랭했다.

무더운 날 에어컨이 고장나며 모두 예민해져 있었기 때문. 운전대를 잡은 박민우는 설상가상으로 전날 잠까지 제대로 자지 못한 까닭에 더욱 예민해져 있었고, 결국 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기 직전에 이르렀다. 결국 대신 서강준이 운전석에 올랐고 박민우는 거듭 사과했지만 이 장면을 단순히 예능으로 곱게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은 없었다.

1차적인 책임은 졸음운전을 한 박민우에게 있지만 총괄적인 책임은 제작진에게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리얼 버라이어티니 만큼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함을 전달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요소이겠지만, 방송이 나간 이후, 이 모든 책임과 비난을 박민우 출연자 개인이 모두 짊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기존부터 몇 번이나 지적 받았던 바, 단순히 자극적인 것에만 의존해 화제성을 엮어내려는 프로그램 측의 안일한 결정이 화를 부른 것이다.

마약 밀수입 의혹이 아직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2주 연속 별다른 편집 처리 없이 등장하는 박봄에 대한 시청자들의 분노가 아직 다 가시지 않은 상태다. 이 가운데 박민우의 졸음운전을 앞세워 또 하나의 잡음을 일으키려는 ‘룸메이트’ 측에 대한 쓴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화제성을 앞세운 안일한 행보는 프로그램의 존폐뿐만 아니라, 무분별하게 노출된 출연자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