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홍명보(45) 축구 대표팀 감독이 결국 자진해서 사퇴했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책임지고 대표팀 감독자리를 떠나겠다. 앞으로도 좀 더 발전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령탑을 맡은 1년여 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나 때문에 많은 오해도 생겼다”며 “모든 게 내가 성숙하지 못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모든 것은 결과가 이야기한다. 알제리전 패배 때부터 사퇴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나쁜 결과를 가져온 만큼 나는 실패한 감독”이라며 “월드컵 이후 잘못된 점을 반성해서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해 사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월드컵 최종명단을 확정하면서 불거진 ‘의리 논란’에 대해선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어떤 감독도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없다. 절대 아니다”며 “한국 축구 사령탑은 ‘독이든 성배’라는 점을 충분히 알고 시작했다. 팬들도 후임 사령탑에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지난해 6월 24일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은 382일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고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홍 감독은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을 통해 공식적으로 감독직을 시작한 이후 이번 월드컵까지 5승4무10패의 성적표를 남겼다.
또 회식과 관련해서는 “이미 사퇴를 결심한 상황에서 월드컵에서 부진한 선수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고 싶었다”며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벨기에와의 조별예선 3차전에서 0:1로 패하며 16강행 좌절이 결정된 대표팀은 상파울루에서 하루를 보낸 후 이구아수에 있는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뒤풀이를 했다. 그런데 현지 여성과 음주가무를 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공개된 영상 속 대표팀 선수들은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후인 지난달 27일 오후 현지 음식점에서 뒤풀이 회식을 하고 있다. 각 테이블마다 술병이 놓여지고 브라질 현지 여성이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가운데 대표팀 스태프와 선수들이 한 명씩 나와 이 여성과 같이 춤을 추고 있어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대표팀 회식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홍명보 사퇴 대표팀 회식 논란, 지나치지 않나" "홍명보 사퇴 대표팀 회식 논란, 적당히 했었어야지" "홍명보 사퇴 대표팀 회식 논란, 실망이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방송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