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황산테러사건이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다시 재조명됐다.
5일 KBS-2TV '추적60분'에서는 황산테러로 목숨을 잃은 김태완군의 이야기인 '마지막 단서, 태완이 목소리'가 방영됐다.
‘대구 황산테러사건’은 지난 1999년 5월 20일, 대구시 효목동에서 당시 학원으로 가던 6살 김태완 군에게 정체불명의 남성이 다가와 태완 군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황산을 들이 부은 사건이다.
태완군은 온 몸에 황산을 뒤집어 써 몸의 40%가 3도 화상으로 뒤덮였고, 사건 발생 49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범인은 잡지 못했다.
당시 태완군은 "내가 그 아저씨 봤다. 아는 사람이다"라고 진술했지만 어린아이라는 이유로 묵살됐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당시 병원에 입원했던 태완이가 남긴 마지막 목소리가 용의자를 찾을 수 있는 마지막 단서였다. 기도와 식도까지 타내려간 태완이는 힘겹게 끔찍했던 기억을 되새겼다. 진술의 양만 300분이었다.
태완군은 검정색 비닐봉지에 황산이 들었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믿지 않았다.
이에 '추적 60분' 측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비닐봉지가 황산에 반응하는 지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비닐봉지는 황산에 반응이 없었다.
또 태완군은 사고를 당하기 전 용의자 A씨를 만났고, 사고 직후에도 A씨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용의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일 자신은 그 골목에 간 적이 없다고 진술했으며 다른 쪽에서 달려와 태완 군을 목격했다고 밝혀 용의 선상에서 벗어났다.
결국 테러사건 4개월이 지나서야 A씨의 구두에 황산이 묻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이미 그때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정확한 판단을 할 기회를 놓쳤다.
태완군의 어머니는 "사건을 수사한다고 해줘서 태완이 말을 들었다. 왜 그걸 말하라 그랫겠냐. 15년 뒤에 써먹으려고 이랬겠느냐. 묻고 또 묻고, 대답하기 싫어하는 애를 어르고 달래고... 난 엄마도 아니다"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추적 60분’ 방송을 본 누리꾼들은 “추척 60분 대구 황산테러사건, 범인 꼭 잡아야 한다”, “대구 황산테러사건, 진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대구 황산테러사건, 쓰레기 같은 인간이다 평생 고통속에 살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한편, 지난 4일 피해자 김태완군의 부모는 대구지검에 용의자를 상대로 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태완군 부모는 지난달 30일부터 대구지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오다가 담당 검사와의 면담 끝에 고소장을 냈다.
태완군 측 변호를 맡은 박경로 변호사는 “검찰이 고소장에 대해 불기소 처분시 태완군 부모는 관할 고등법원에 불기소처분이 적법하지 않다는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며 “재정신청을 하면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기에 재정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소시효가 중지된다”고 밝혔다.
(사진=영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