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궁금]담배연기와 미세먼지 농도 상관관계, 있다 or 없다?

입력 2014-07-03 09:09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가방 속 마스크는 언젠가부터 필수품이 되었고, 미세먼지가 호흡기뿐 아니라 피부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무서운 뉴스가 항상 나오면서 사람들은 미세먼지 걱정에 아이들을 밖에 놀러 내보내는 것도 겁낸다.

그러나 매일 변화하는 미세먼지보다 훨씬 더 호흡기 건강을 생각하면 두려워지는 존재가 있다. 바로 꾸준히 위험성이 지적되는 담배 연기다. 요즘은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가 많이 줄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무실이나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들이 많았다. 비흡연자의 간접 흡연이 흡연보다 더 나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면서, 비흡연자들은 담배 연기만 보면 손사래를 치기 바쁘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담배 연기 또한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원인일까? 사람들은 미세먼지에 대해 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담배 연기도 미세먼지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전혀 다른 위협 요인인지는 잘 알지 못한다. 또한, 담배 연기는 과연 미세먼지와 동등하게 해로운 것일까?

미세먼지 농도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를 측정해 주는 가정용 미세먼지 측정기 BRAMC 'Air Quality Monitor'로 담배 연기가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는 간단한 실험을 해 봤다. 이를 통해 담배 연기를 들이마시는 것과 미세먼지가 위험 수준인 날의 공기 중에서 호흡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위험한지를 알아볼 수 있었다.

먼저 미세먼지(PM 2.5) 농도가 67㎍/㎥,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농도는 0.1mg/㎥ 인 실내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BRAMC 가정용 미세먼지 측정기 'Air Quality Monitor'에서 PM 2.5(미세먼지 농도)는 40 이하(양호), 40 이상 150 이하(나쁨), 150 이상(위험)으로 나뉘고,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는 1.0 이하(양호), 1.0 이상 2.0 이하(나쁨), 2.0 이상(위험)으로 나뉜다.

따라서 맨 처음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는 '양호'에 해당했다.

그러나 한 번 내뿜은 담배연기가 주는 영향은 막대했다. 기계에 대고 연기를 뿜어내자마자 미세먼지 농도는 105㎍/㎥로 수직 상승했고, 10초가 지나자 '위험' 기준치인 150㎍/㎥를 넘는 152㎍/㎥까지 올라갔다. 실내에 퍼진 담배연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쁜 공기를 만들었다. 1분 경과 뒤 미세먼지 농도는 무려 248㎍/㎥에 달했고, 1분 30초 뒤에는 395㎍/㎥를 초과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 또한 '양호'에서 '나쁨'으로 순식간에 변했다. 맨 처음 0.1mg/㎥으로 '나쁨' 기준치인 1,0mg/㎥의 10분의 1에 해당하던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는 미세먼지 농도보다는 천천히 올라갔다. 그러나 담배 연기를 내뿜고 1분 뒤에는 1.4mg/㎥으로 올라갔고, 1분 30초 뒤에도 0.93mg/㎥로 '나쁨'에 거의 근접한 수치를 보였다. 결론적으로 한 번의 흡연이 방 안 공기를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에서 '위험' 수준으로,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는 '양호'에서 '나쁨'으로 1분 만에 올려놓은 것이다.

특히 미세먼지 농도 395㎍/㎥는 평소 자동차가 많이 오가는 서울 시내 한복판의 미세먼지 농도로도 잘 나오지 않는 수치이다. 결국 담배 연기는 미세먼지 농도와 깊은 상관관계가 있으며, 공기의 질에 심각한 위협을 준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오염도를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PM이란 입자상물질(Particulate Matter)의 약자이다. 오염도 단위는 단위 체적(1세제곱미터 부피의 공기)에 포함되어 있는 입자상물질의 마이크로그램 단위 질량을 의미하는 ㎍(마이크로그램)/㎥로 나타낸다.

미세먼지(PM10)는 입자의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입자상물질의 질량농도(㎍/㎥)를 측정한 오염도이며, 초미세먼지(PM2.5)는 지름 2.5㎛이하인 입자상물질만 별도로 측정한 오염도를 뜻한다. BRAMC 가정용 미세먼지 측정기 'Air Quality Monitor'에서는 초미세먼지(PM2.5)의 농도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를 수치로 볼 수 있다.

알기 쉽게 머리카락의 굵기와 미세먼지의 입자 지름을 비교해 보면,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는 보통 50~70㎛이다. 모래 한 알의 지름은 90㎛정도라고 한다. 때문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지금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를 알 수 있다. PM 2.5의 경우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정도이므로 육안으로 보거나 느끼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약자인 VOCs는 'Volatile Organic Compounds'의 약자이다. 대기중에 휘발돼 악취나 오존을 발생시키는 탄화수소화합물을 말하며, 피부접촉이나 호흡기 흡입을 통해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에틸렌, 스틸렌, 아세트알데히드 등이 포함된다.

담배 연기에는 이 같은 초미세먼지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골고루(!) 들어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만큼, 비흡연자들이 담배 연기를 피해 다니는 모습은 앞으로도 계속 눈에 띌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TV 김지원 기자

news@blue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