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이 연기변신을 시도한다.
로맨스 작품 안에서의 여리고 청순하던 손예진은 없었다. 바다 위에서 해적들을 호령하며 기존에 쉬이 볼 수 없었던 카리스마를 내뿜는 여장부만 남았다. 해적다운 까무잡잡한 피부는 물론이요, 투박하기 그지없는 의상까지 손예진은 그야말로 해적단의 여두목으로 다시 태어났다.
2일 진행된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손예진은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액션에 도전해보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의 말처럼 30대 여배우의 본격 액션연기 도전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대중들이 수용하고 사랑하는 배우 손예진의 이미지를 완전히 저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란 어려운 일.
손예진은 “힘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몇 번이나 고충을 토로했지만 함께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배우들은 하나같이 손예진의 프로패셔널 한 모습을 칭찬했다.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김남길은 “손예진의 말은 모두 엄살이다. 무술에 대하 항상 연습하고 어떤 그림이 가장 잘 나올지 고민하는 배우다. 영화를 보는 분들에게도 눈요깃거리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고 막내 이이경은 “나에게도 꼼꼼히 연기 지도를 해주셨다. 아름다운 것은 물론이고 프로패셔널한 모습이 멋졌다”고 덧붙였다.
손예진의 노력은 이날 공개된 ‘해적’의 메이킹 영상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손예진은 공중에서 한 바퀴 도는 등 고난이도 와이어액션을 소화하는 등 열의에 가득 찬 모습을 보였다. 장정들도 꺼린다는 와이어 액션을 능수능란하게 해낼 수 있던 것은 영화 혹은 캐릭터에 대한 손예진의 노력이 점철돼 있기 때문이었다.
국내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시도되는 여자 해적을 도맡은 손예진의 부담감 또한 컸을 터. 손예진은 “자료를 찾으려고 해도 자료가 없더라”며 난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캐리비안의 해적’이 우리 영화와 흡사한 구석이 있다. 그 영화에서 의상과 헤어 등을 참고했다. 의상이 너무 동양적인 것보다는 서양적인 느낌과 믹스하려고 했던 것 같다. 와이어 액션을 연습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재미도 있었지만 걱정이 됐다”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영화 ‘해적’은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을 받아 국새가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건국 세력이 벌이는 바다 위 통쾌한 대격전을 그린 액션 어드벤처로, 조선 건국과 국새의 부재라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사극’이다. 손예진, 김남길, 김태우, 유해진, 김원해, 박철민, 조달환, 이이경, 설리 등이 출연하며 오는 8월 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