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무도’, 월드컵이 시들해? 그들의 눈물은 뜨거웠다

입력 2014-06-30 11:24


공감으로 빛난 월드컵이었다.

고대했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아쉽게 막을 내렸다. 비교적 최상의 조 편성에 역대 최다 해외파 차출로 대중들의 기대감을 드높였던 대표팀은 2무 1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일찌감치 귀국했다.

대표팀의 연속된 부진한 성적 속에서 월드컵 열기는 예전만 못했고 ‘힐링캠프 in 브라질’, ‘우리동네 예체능’, ‘무한도전’, ‘일밤-아빠 어디가’ 등 많은 프로그램들이 월드컵의 열기를 담기 위해 브라질 현지를 찾았지만 대중들의 관심도는 현저하게 줄어든 상태였다.

이는 당연했다. 대한민국 16강 진출의 승부처가 됐던 알제리 전에서 4-2라는 아쉬운 승부가 갈린 가운데, 대한민국의 뼈아픈 패배를 다시 되짚고 싶은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28일·29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일밤-아빠 어디가’는 이를 정면 돌파했다. 국민들에게는 두고두고 아픈 경기로 기억되겠지만, 경기 때는 알 수 없었던 브라질 현지 응원단들의 뜨거운 열정과 눈물이 공감 코드를 이끌어내며 또 다른 재미를 자아냈다.

‘무한도전’은 직접 응원곡을 만들고 손예진, 정일우, B1A4 바로 등 응원단 게스트를 합류하는 등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월드컵에 대비했다. 그러나 이들의 월드컵은 아쉽게도 빨리 막을 내렸다. 특히 당초 사비를 털어서라도 브라질에 오겠다던 바로의 눈물은 보는 시청자들까지도 먹먹하게 만들었다. 한국의 응원단을 대표해 현장에서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응원했던 이들의 모습은 아쉬운 경기 내용 이면에 가려진 뜨거운 감동을 자아냈다.

‘무한도전’이 방송 말미에 알제리 전 경기 모습을 잠깐 담아냈다면 ‘아빠 어디가’는 이날 경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꼭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더라도, 중계 일정으로 오랜 시간 떨어져 있던 아빠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목적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눈물은 의외의 감동을 선사했다. 민국이의 눈물은 생애 처음 현지에서 맛보는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와 솟구치는 애국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다시 보는 것조차 괴로울 수 있는 알제리 전 경기는 아이들의 순수한 열정과 뜨거운 눈물로 재해석됐고 월드컵이라는 특수한 축제만이 선사할 수 있는, 전 국민의 희로애락을 다시 한 번 일깨울 수 있는 좋은 경험으로 기록될 수 있었다.

물론 이번 월드컵은 수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브라질 현지에서 맨몸으로 부딪힌 ‘무한도전’ 팀과 순수한 아이들의 감정을 그대로 담아낸 ‘아빠 어디가’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감정을 남겼다. 이들의 월드컵만큼은 가히 뜨거웠다고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