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범 '키다리 아저씨' 누구? 마르판 증후군…"아버지 돌아가신 후 동생마저"

입력 2014-06-24 11:05


왕년의 농구 스타 한기범(50)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이제 남을 돕는 '키다리 아저씨'로 살아가고 있다.

한기범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기아자동차 농구단에서 뛰며 한국을 대표하는 센터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는 207㎝의 신장을 앞세워 기아자동차가 자랑하는 고공농구의 '핵'으로 활약했다.

은퇴 이후 구로고와 중앙대 농구팀에서 코치로 활약하기도 했던 한기범은 한동안 힘든 시기를 겪었다.

우성으로 유전되는 선천성 질환의 일종인 마르판 증후군으로 2000년과 2008년 두 차례 심장수술을 받았다. 사업 실패까지 겹쳐 인생의 나락을 경험해야 했다.

앞서 한 한기범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르판 증후군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동생마저 같은 이유로 잃었다. 그 후 나 역시 위험한 상황이라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고백한 바 있다.

이어 "다행히 바로 수술을 받긴 했지만 수술 1년 후 돌아가신 아버지처럼 나도 1년 뒤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화장실에서 몰래 울기도 했다"면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속내를 털어놨다.

건강보조식품 사업 실패로 돈이 한 푼도 없어 한국심장재단의 도움을 받아 2008년 두 번째 심장 수술을 받은 한기범은 이후 '키다리 아저씨'로 변신했다.

'희망농구 올스타'라는 자선경기를 개최하면서 재단을 설립한 그는 2012년 9월 사단법인 '한기범희망나눔'을 설립해 대표를 맡아 생명나눔·희망나눔·건강나눔·웃음나눔·스타나눔 등의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심장병을 가진 어린이와 다문화 가정 어린이, 농구 꿈나무 후원 사업 등이 '한기범희망나눔' 사단법인의 주된 활동이다. 무료 농구교실도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키다리 아저씨'로 변신해 계속해 재능나눔을 하는 것은 농구계 후배들을 향해, 사회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했다.

한기범은 "후배들이 아직 기부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고 본다. 인기를 누리고 많은 연봉을 받으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이같은 활동을 계속하는 것은 후배들을 선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재능나눔을 했으면 좋겠다"는 한기범은 "'나눔은 특권이다'는 말을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렇다. 돈이 많든, 피아노를 칠 수 있든, 농구를 할 수 있든 그것을 가지고 있고 나눌 수 있는 것은 그 사람만의 '특권'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기범 소식에 누리꾼들은 "한기범 키다리 아저씨 농구선수였구나 유전병 엄청 생소한 병이네" "한기범 유전병 때문에 마음고생 엄청 심했을 듯" "한기범 유전병 꼭 완치되길"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