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체적인 우리은행 매각 방안이 발표되면서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자리잡은 현재의 금융권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시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반드시 민영화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지난 1년간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민영화를 추진해왔습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 우리금융 민영화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부실화된 금융회사들을 통폐합해 탄생시킨 우리금융그룹. 예금보험공사가 12조8천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100% 지분을 매입한 국내 1호 금융지주회사로 올해 초까지 총자산이 400조가 넘는 국내 최대 금융사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정부로서는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가지고 있는 지분 56.97%를 매각해 조속한 공적자금 회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민영화를 추진했지만 번번히 실패했습니다. 규모가 너무나 커져버린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할만한 국내 자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마련한 방안이 바로 경영권 매각과 소수지분 매각을 동시에 진행하는 ‘더블트랙’ 매각 방식입니다.
예보가 보유한 우리은행의 지분 56.97% 중 30%는 경영권 인수를 희망하는 전략적 투자자에, 나머지 27.69%는 투자 차익을 희망하는 재무적 투자자에 분리 매각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까지 경영권 지분에 대한 인수 의사를 나타낸 곳은 교보생명 한 곳. 적극적인 의사를 표하고 있지만 인수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이 부족한 것이 약점입니다.
따라서 교보생명은 다른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의사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사모펀드와의 제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교보생명과 함께 인수 대상자로 거론되는 곳은 KB금융지주. 현실적으로 우리은행을 인수할 자금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가장 높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광주·경남은행과 우리투자증권 계열사 매각에 성공하며 우리금융지주에 투입한총 공적자금 중 5조 8천억원을 회수한 정부가 나머지 7조원을 회수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우리금융 민영화 가시화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1호 금융지주인 동시에 최대 규모인 우리금융지주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벌어질 국내 금융권의 변화에도 관심이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박시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