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줄여도 고용 창출 효과 없어"..윤기설 한경좋은일터 연구소장 박사학위 논문

입력 2014-06-23 01:11
수정 2014-06-23 01:11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근로시간이 줄더라도 고용 창출 효과는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윤기설 한경좋은일터 연구소장이 중앙대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근로시간단축에 관한 연구: 정책 방향과 운영사례를 중심으로’를 보면 프랑스의 경우 2000년부터 근로시간 10%를 줄여 일자리 70만 개를 창출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고용이 감소하면서 정책을 백지화했다. 프랑스는 2002년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1인당 연간 130시간에서 180시간으로 늘렸고, 2005년에는 220시간으로 다시 확대했다.

윤 소장은 “프랑스 등 선진국 사례 등을 비교 분석해도 근로시간 단축이 고용 창출로 곧바로 이어진 경우를 찾기 힘들다”며 “현대자동차도 주야 2교대에서 주간 연속 2교대로 전환해 총노동시간을 11.5% 줄였지만, 임금 보전과 생산성 향상으로 실제 고용 효과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근로시간 단축이 단축되더라도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보다 생산성을 높여 생산량을 유지하려는 기업의 경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게 윤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근로시간을 규제하면 지불 능력이 약한 중소기업의 경제적 타격과 경쟁력 약화로 오히려 고용이 감소할 수 있다”며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빠르게 줄고 있어 규제하지 않아도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평균 406시간 줄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국 평균(53시간)보다 감소 폭이 7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윤 소장은 또 근로시간 단축 정책 목표가 장시간 근로 개선인지, 평균근로시간 개선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시간 근로 개선은 연장 근로 제한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평균 근로시간 개선은 파트타임 근로자를 늘리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우리나라의 파트타임 비중은 현재 10%를 조금 넘는 수준인데, 이를 OECD 평균인 22.3%까지 늘린다면 정부 목표인 연평균 1800시간 근로는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로시간 단축은 규제보다 개별 노사의 자율적 합의를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며 “여러 국가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불황기 고용 유지를 위한 노사 타협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신중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