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자급량 90% 넘어··수입량 더하면 공급 과잉?

입력 2014-06-03 14:52
지난해 벼 풍작으로 2014년 쌀 자급률이 4년 만에 90%대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2014년 양곡연도(2013년 11월∼2014년 10월) 쌀 자급률이 92%로, 4년 만에 쌀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질 전망이다.

쌀시장 개방을 유예해 주는 대가로 우리나라가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물량까지 합하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소시장접근(MMA) 방식에 따라 의무 수입해야 하는 최소수입물량은 올해 40만 9천t으로

2013년 기준 국내 쌀 소비량 450만t의 9% 수준으로 쌀 자급률이 91%를 넘을 경우 공급 초과 상황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는 식량 주권과 농민 반발 등을 내세워 쌀 개방 시기를 2014년까지 유예하는 대신 매년 2만347t씩 쌀 수입량을 늘려왔다.

지난 1995년 5만1천t이었던 쌀 수입량이 2004년 20만5천t, 2009년엔 30만7천t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40만9천t에 달하게 되는 것.

더욱이 올 하반기 세계무역기구(WTO)와 협상을 벌여야 하는데 쌀시장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MMA 물량을 최소 현재의 배 이상으로 늘려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외에 유일하게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있는 필리핀이 개방 시기 추가 유예 조건으로

MMA 물량을 배 이상 제시했지만 WTO로부터 거절 당한 전례가 있기 때문.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쌀 개방을 추가 유예해 MMA 물량이 대폭 확대될 경우

쌀 생산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쌀 생산량을 ha당 5t 정도로 보면 재배면적을 8만ha에서 12만ha정도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8만ha는 충북 전체 벼경작면적의 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