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비 부진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유통업계가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가 하면 내실 다지기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문현 기자입니다.
<이문현 리포트>
<앵커> 자세한 내용 산업팀 채주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유통업계의 해외 진출,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닌데요. 하지만 꾸준한 해외 진출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거두진 못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해외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국내 유통업체들은 10여년 전부터 해외에 진출해 왔는데요.
하지만 진출 현지 국가의 정책과 문화, 고객 선호도 등 측면에서 고배를 여러 번 마셨습니다.
사실 지금도 마트를 비롯한 해외 사업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외 진출에 나서는 것은 국내에서의 성장성이 크게 둔화됐기 때문입니다.
영업규제와 의무휴일 등으로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데다,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채널을 찾는 고객도 급격히 감소했는데요.
여기에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또 최근엔 세월호 참사 등으로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롯데가 중국에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초창기 국내에서 성공을 이끌었던 모델을 유사하게 가져가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큰 성과를 보지 못했던 수 년 전과 달리, 최근 몇년 새 한류열풍이 아시아와 동남아 권을 뜨겁게 달궈놓은 만큼 승산이 있을 것이란 분석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한편으론 새로운 사업으로 영역 확대를 꾀하는 모습도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룹 전반의 시너지를 꾀하는 방향으로 영역 확대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롯데는 해외 유통사업 이외에도 식품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롯데푸드가 네슬레와 손 잡고 합작회사 롯데네슬레코리아를 설립했는데요.
네스카페 커피믹스와 초콜릿분말음료, 애완동물 사료와 네슬레 프로페셔널 제품 등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유통.판매하게 됩니다.
네슬레는 커피믹스 사업 부진으로 한때 한국시장 철수까지 검토한 바 있는데요.
롯데가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망을 적극 활용한다면 동서식품 남양으로 양분된 믹스커피 시장을 빼앗아올 수 있을 것으로 점친 듯 보입니다.
유통 라이벌 신세계는 편의점 사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죠.
역시 상품 공급에 있어 기존에 구축한 이마트 물류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 대비 효율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홈쇼핑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대형마트가 없는 현대백화점으로선 TV와 모바일, 온라인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홈쇼핑을 최적의 유통망으로 꼽은 셈인데요.
의류 계열사인 한섬의 패션상품, 현대리바트의 가구와 인테리어 등을 홈쇼핑에 선보여 시너지를 노리고 있습니다.
<앵커> 다양한 사업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데요.
유통업계 한편에선 내실 강화가 급선무로 떠오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최근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로 롯데그룹 전체가 들썩였죠.
신동빈 롯데 회장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이후 내부 감사 시스템을 점검하고 윤리경영지침 강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에 휘말린 신헌 전 롯데백화점 대표 이후 취임한 이원준 신임 대표 역시 구설수에 휘말렸죠.
본인의 아들 결혼식에 26명의 직원들을 동원해 식장 안내와 화환 관리 등을 맡긴 것으로 알려져 출발부터 곤혹을 치렀습니다.
유통업계가 최근 소비부진, 정부규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만큼 서둘러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보다도 내실 강화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