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조직검사 없이 99%에 가까운 암 진단 가능해졌다

입력 2014-05-20 17:20


수술을 해야 할까? 좀 더 두고 볼까? 고민하게 만드는 암이 있다. 최근 과잉진료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갑상선암이다. 일반적으로 암 진단을 받은 경우 의사의 수술 권유를 그렇게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진행이 느리고, 치료 예후가 좋아 생존율이 95%에 이른다고 알려진 갑상선암은 과잉 진료 논란과 함께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착한 암으로도 알려진 갑상선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정기 검진의 기회가 늘면서 우연한 기회에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질병의 조기발견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의 각종 캠페인과 의료 기술의 발전, 최첨단 의료 장비 도입으로 건강 검진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바뀌면서 검진센터의 이용률이 증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최근 과잉 진료, 과잉 치료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기 검진만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인식했던 대중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최근 서울 중구에 사는 J씨(50대, 여)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험을 했다. 매년 시행되는 직장에서의 건강검진 결과, 갑상선 결절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종양의 악성여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만 정확한 것은 조직검사(세포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암일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놀란 J씨는 몇몇 병원을 전전하다 일산의 동원산부인과 종합건강검진센터에서 재검사를 하고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결절(혹)이 있는 것은 맞지만 악성 종양은 아니라는 것이다.

J씨가 재검사를 통해 그 자리에서 악성 여부를 확인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동원산부인과 종합건강검진센터는 Elastography(탄성초음파)라는 특수초음파 장비를 구비하고 있다. 국내에 몇 안 되는 장비로, 갑상선암의 악성 의심 여부는 결절의 크기와 모양, 위치, 환자의 연령에 의해 결정되지만 Elastography 특수초음파 검사를 통해 검사와 동시에 90% 이상의 확진을 받을 수 있다. 이 장비는 종양의 위험도를 검사 과정에서 색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직의 단단한 정도에 따라 부드러운 조직은 밝은색으로 나타나며, 딱딱한 조직은 어두운색으로 나타난다. 파란색에 가까울수록, 위험도 수치가 2를 기준으로 그 이상 올라가면 악성 종양일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J씨의 경우 0.3cm크기의 종양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모양이 좋지 않다는 의사의 소견으로 갑상선암을 의심하게 됐다.

동원산부인과 검진센터 영상의학과 전문의 최명주 원장은 “Elastography 장비는 조직 검사 없이 갑상선암의 악성 여부를 거의 90% 이상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초음파 영상기기이다.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갑상선암과 함께 유방암 검사 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장비로, 여성이라면 건강검진 시 함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고 설명했다.

최근의 대중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는 건강검진센터가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시스템을 갖추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이 진료의 과잉으로 이어졌을까? 하지만 착한 암도 암이다. 우리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 존재인 것이다.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시스템 내에서 단 몇 분 만에 종양의 악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불안한 마음으로 수일에서 길게는 몇 주 동안 조직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일반인에게 있어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건강검진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큰 매력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