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스코' 빼고 다 판다?

입력 2014-05-20 09:22
<앵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후 처음으로 기업 설명회를 갖고 미래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투자자 앞에 선 신임 회장에 대해 시장에서는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요? 신인규 기자가 취재헀습니다.

<기자>

투자자 앞에 처음으로 선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앞으로 3년의 비전과 미래 먹거리에 대한 구상안을 공개했습니다.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한다는 기존 목표는 3년 내 신용등급 'A' 회복으로 수정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비핵심 계열사는 과감히 정리한다는 방침도 다시 확인했습니다.

현금창출능력을 오는 2016년까지 8조5천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잘 할 수 있는 것에만 힘을 집중하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권오준 포스코 회장

"철강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 아래, 포스코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구조조정 대상입니다."

포스코는 본업인 철강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그동안 추진했던 신사업 가운데 원천소재와 청정에너지를 메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천소재 분야에서는 리튬과 니켈을, 청정에너지 영역에서는 연료전지와 청정 석탄(Clean Coal) 사업을 후보로 선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나온 실행 계획이 구체적이며, 현재 상황에 맞게 목표를 제시했다고 평가합니다.

<인터뷰> 증권사 관계자

"주가 측면에서 보면 안 좋았던 원인이라든지, 원인 파악을 명확하게 잘 하신 것 같고요. (비전 2020과 비교하면)이번에는 신뢰감이 있죠."

하지만 그 이상의 깜짝 선물은 없었습니다.

투자자들이 궁금해했던 사안 가운데 윤곽이 드러난 것은 포스코가 포스코엠텍의 지분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 정도.

정작 관심이 가장 높았던 부분에 대한 추가 정보는 이 자리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권 회장은 내실경영을 하겠다고 앞서 밝혔지만, 주가와 재무구조에 악재로 작용할 동부제철 인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특히 앞으로 투자할 주요 사업에는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광구를 포함시켜놓고, 실제 설명회에서는 가격이 맞으면 이를 매각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권 회장의 언급에는 투자자들이 오히려 더 혼란을 느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증권사 관계자

"(대우인터 매각이나 동부제철 인수 건 등) 규모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얘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어서, 기존에 나왔던 내용 확인 정도가 아니었나…."

포스코 신임 회장의 첫 기업설명회, 비전은 분명했지만 실질적인 정보를 기대한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