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중 눈물 보여.."학생들을 지키지 못한 것에 비애감 든다"

입력 2014-05-19 10:57
수정 2014-12-07 16:28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눈물을 흘렸다.

19일 오전 9시 청와대 춘추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대국민담화가 진행됐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오늘로 34일째가 되었습니다. 국민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이 겪은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이 같이 아파하고 같이 분노하신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살릴 수도 있었던 학생들을 살리지 못했고 초등대응 미숙으로 혼란이 있었고 안전에 많은 문제가 있었음에도 바로 잡지 못한 것에 분노하신 것이라 생각한다"며 "채 피지도 못한 많은 학생들과 눈물로 이어지는 희생자들의 안타까움을 생각하며 번민으로 잠 이루지 못했다. 그들을 지키지 못하고 대통령으로서 비애감이 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세월호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대국민 담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생업을 제쳐놓고 달려오신 어업인들과 민간 잠수사들, 각계의 자발적인 기부와 현장을 찾아주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계셨다"라면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사연과 이름을 한 명 한 명 거론했다.

"어린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시키고 실종된 고 권혁규군,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사망한 고 정차웅군,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고도 정작 본인은 돌아오지 못한 고 최덕하군.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고 남윤철, 최혜정 선생님"이라고 말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감정에 복받친듯 울먹거렸다.

이어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한 고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 님과 양대홍 사무장님, 민간 잠수사 고 이광욱 님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 저는 이런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박 대통령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앞으로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고,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다. 다시 한 번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면서 대국민담화를 마무리했다.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은 "해경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사고 직후 즉각적인 인명 구조 활동을 펼쳤다면 희생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지만 해경 업무는 사실상 실패했다. 해경이 출범한 이래 구조 구난 업무는 등한시하고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어 왔다. 몸집은 커졌지만 인력과 예산은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고 인명 구조 훈련도 매우 부족했다. 구조적인 문제를 그냥 둬서 대형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에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라면서 해양경찰청의 해체를 공식화했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