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총리 망언, 탄광참사 성난 시위대에 "야유하면 때리겠다" 동영상 공개

입력 2014-05-18 10:52
터키 총리가 망언을 내뱉어 파문이 커지고 있다.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가 17일(현지시간) 터키 최악의 탄광참사 관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부적절한 언행이 담긴 영상이 새로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이 영상에는 에르도안 총리가 지난 14일 사고가 난 마니사주(州) 소마군(郡)을 방문해 시위대의 야유를 받자 "야유하면 때리겠다"고 경고한 모습이 촬영됐다.

에르도안 총리는 한 청년에게 다가가 "버릇없이 굴지 마라, (탄광 사고는) 이미 벌어진 일이다. 이건 신의 섭리다. 네가 이 나라의 총리한테 야유하면 넌 맞는다"라고 말했다.

이에 다른 남자가 "물론 우리는 맞겠죠, 총리님. 우리는 당신을 매우 사랑합니다만 우리는 슬픔에 고통받고 있습니다"라고 답하는 모습도 담겼다.

앞서 터키 언론들은 에르도안 총리가 소마 방문 때 성난 시위대를 피해 슈퍼마켓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입구에 있던 청년을 때리는 듯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타네르 쿠르자씨는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총리가 본의 아니게 뒷걸음질치던 나를 때렸다고 생각하기에 고소할 생각은 없다"며 "그러나 사과를 원한다"고 말했다.

총리의 폭행 논란이 일자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규르셀 테킨 부대표는 "이것이 우리가 잘 아는 총리의 모습"이라며 "그는 모두에게 예의를 강조하지만 그 자신은 추태를 부린다"고 비판했다.

총리는 사고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고는 일어나곤 하는 일"이라며 19세기 영국에서 발생한 탄광사고들과 20세기 초반의 프랑스, 일본 등의 사고를 예로 들어 민심이 폭발했다.

또 총리 일행과 시위대의 충돌 과정에서 총리 보좌관인 유수프 예르켈이 치안군에 제압당해 바닥에 쓰러진 남성을 걷어차는 사진이 공개돼 국제적인 분노를 샀다.

터키 총리 망언을 접한 누리꾼들은 "터키 총리 망언, 화난다" "터키 총리 망언, 때와 장소를 못가리는 군" "터키 총리 망언, 정신을 못차린 듯"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